- 이란 전쟁에 헬륨 공급 차질은 '과도한 우려' 평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응 역량 주목
- 이란 전쟁으로 반도체 핵심 소재인 헬륨 공급 부족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는 조사기관의 평가가 나왔다.헬륨 수급 차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제조사에 일시적 리스크로 떠올랐지만 이러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IT전문지 EP&T는 19일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수십 년에 걸쳐서 구축해 온 공급망 안정성을 바탕에 두고 있다"며 "이런 구조가 단숨에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EP&T는 반도체 기업들이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탄탄한 공급망 관리 체계를 갖춰냈다는 시장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의 분석을 근거로 들었다.댄 허치슨 테크인사이츠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최근 벌어진 헬륨 수급 차질 사태에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은 충분하다"고 말했다.헬륨 공급 부족은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와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에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다.이들 기업이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헬륨 소재는 주로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생산된 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되기 때문이다.이란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뒤 반격에 나서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이후 항로 개방에 관련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그러나 허치슨 부회장은 "호르무즈 해협 항로 차질과 같은 리스크는 이미 오래 전부터 반도체 기업들의 위기 대응 시나리오에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반도체 제조사들이 이미 재고 확보나 대체 공급망 확보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두었을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그는 이전에도 세계 반도체 업계에 다양한 공급 차질 사태가 벌어졌지만 실제 영향은 시장의 우려보다 훨씬 작았다며 충분한 대비책이 갖춰져 있다고 덧붙였다.카타르 천연가스 생산 설비 참고용 사진. <연합뉴스>헬륨을 비롯한 주요 소재의 공급 차질 사태가 발생하면 초반 1~2개월에 걸쳐 가격이 상승하겠지만 이후 단가가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반도체 제조사들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커진 점도 공급망 불안에 타격을 줄일 수 있는 배경으로 지목됐다.허치슨 부회장은 "지금의 반도체 기업들은 이전보다 강력한 가격 결정력을 갖추고 있다"며 "원가가 상승한다고 해도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결국 반도체를 구매하는 고객사들이 소재 원가 상승분을 책임지게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은 이란 전쟁으로 발생한 헬륨 공급 차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에 반도체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카타르가 일시적으로 헬륨 공급을 중단하자 전 세계 약 3분의1에 이르는 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특히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헬륨 수요의 절반 이상을 카타르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공급망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신용평가사 피치의 분석도 제시됐다.뉴욕타임스는 이번 사태가 미국 경제 성장에 중심축으로 자리잡은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도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투자전문지 모틀리풀도 글로벌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의 헬륨 재고가 바닥나기 시작하면 생산 수율이 낮아지거나 물량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하지만 엑손모빌과 같이 미국에서 헬륨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공급을 일부 대체하며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허치슨 부회장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소재 공급 차질이 반도체 생산량에 실제로 큰 영향을 준 사례는 찾기 어렵다"며 "글로벌 제조사들의 공급망 관리 역량은 이미 완벽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