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서 '원전 르네상스' 내년 점화,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외에 수혜 기업 뭐 있나
- 미국에서 주요 빅테크 업체들이 인공지능(AI) 확산을 위한 천문학적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서면서 이와 관련한 전력 확보를 위한 '원전 르네상스(부흥)'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내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건설이 본격화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건설 외에도 삼성물산, 한전기술, 비에이치아이 등 한국 원전 관련 기업들의 수주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2일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아마존,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4대 빅테크 기업은 향후 2년간 AI 관련 인프라에 7500억 달러(약 1102조 원) 이상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미국이 주도하는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계획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비롯해 천문학적 규모의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원전이 꼽힌다.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핵에너지연구소(Nuclear Energy Institute)의 보고서를 인용해 '구글의 경우 지난해 기준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이 4년 전과 비교해 두 배로 늘었다'며 '빅테크 같은 대규모 전력 사용자들은 원자력 관련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전력을 위해 원자력 확장의 주요 후원자가 되어 원전 르네상스를 이끌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인사이더도 원자력 분야를 놓고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있는 투자처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지난 11월 기준 미국에서 발표된 구체적 원전 프로젝트는 8곳인데 2026년부터는 건설 절차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페르미아메리카가 텍사스 아마릴로에서 주도하는 대형원전 4기가 가장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 밖에도 산티쿠퍼, 콘스틸레이션 같은 에너지업체들의 원전 프로젝트가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SMR발전소 조감도. <두산에너빌리티>SMR 건설도 다수의 프로젝트가 착공 준비에 들어가 이르면 내년부터 기자재 발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홀텍이 현대건설과 함께 미시간 팰리세이드에서 내년 착공을 앞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GE히타치, 엑스에너지,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등이 미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SMR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원전 중심 정책도 건설 속도를 높이는데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증권업계에선 미국에서 원전 르네상스가 일어나면서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기술 신뢰성이 높은 데다 '납기와 예산을 준수하는(On Time, On Budget)' 한국 원전 기업들의 강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수혜 대상 기업으로는 국내 대표적 원전 관련주로 꼽히는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건설 외에도 삼성물산, 한전기술, 비에이치아이 등이 거론된다.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웨스팅하우스뿐 아니라 한국수력원자력과 조인트벤처 등으로 매년 14조 원 이상 신규 수주로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바라봤다.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팰리세이드 SMR 착공을 시작으로 원전 수주잔고가 올해 3분기 말 1조8천억 원 수준에서 내년 중 최대 39조 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 같은 대표적 원전 관련 기업 외에도 건설업종 가운데서는 삼성물산이 미국 페르미아메리카와 업무협약을 계기로 미국 진출이 기대되는 기업으로 꼽힌다.삼성물산은 이뿐 아니라 미국 기계학회(ASME)에서 원자력 기기설치 인증을 받은 데다 배관시스템 설계 인증도 취득해 원전 밸류체인을 확대할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원전 시장 진출이 가시화하면 원전설계 업체인 한전기술 역시 실적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전기술의 현재 기업가치에는 한수원의 미국 대형원전 건설 및 4세대 SMR 개발과 건설 사업협력에 따른 한전기술의 설계용역 수행에 대한 부분이 반영돼 있지 않다'고 바라봤다. 아울러 혁신형 SMR 기술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이밖에 원전 관련 기기 제작업체인 비에이치아이도 미국 원전 시장 확대에 따라 실적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상헌 연구원은 '비에이치아이는 미국 보글 원전과 썸머 원전에 기기를 공급한 실적을 갖고 있다'며 '미국 대형원전과 SMR에 원전 기자재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