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1등 아니면 죽는다' 창업주 정신 절실, 곽동신 SK하이닉스 외 고객 다변화 온힘
한미반도체 '1등 아니면 죽는다' 창업주 정신 절실, 곽동신 SK하이닉스 외 고객 다변화 온힘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회장이 고객사 다변화를 위해 힘을 더욱 줄 것으로 예상된다.한미반도체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독점 공급하던 유통구조를 유지하지 못함에 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 반도체 장비 TC본더의 중요성과 기술 혁신을 통한 고객 다변화 노력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한화세미텍과 손잡고 HBM 제조용 TC본더를 도입했고 한미반도체는 거래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한미반도체는 2017년부터 HBM 양산에 쓰이는 TC본더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했다.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사이 HBM 개발 초기부터 한미반도체와 긴밀히 협업해 성능을 맞춰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싱글벤더(단일 하청) 구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공시를 살펴봐도 SK하이닉스에만 공급을 강제하는 별도 독점 조항은 확인되지 않는다.TC본더는 인공지능에 활용되는 HBM을 제작하기 위해 여러 개의 D램을 쌓는 과정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D램 칩들 사이를 견고하게 접합해주는 장비다.HBM제조에서 TC본더가 중요한 이유는 HBM을 제작할 때 1천 개가 넘는 미세한 접촉 포인트를 정확하게 맞춰야 하고 열과 압력을 균일하게 제어하지 못하면 반도체의 불량이나 성능저하로 이어져서다.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협력관계는 2024년 말까지 깊이 있게 진행돼 2024년 기준 한미반도체 매출의 74%는 SK하이닉스에서 발생했다.하지만 올해 초 SK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과 손잡고 HBM용 TC본더를 도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게 됐다.한화세미텍은 2020년부터 TC본더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2024년 SK하이닉스와 품질검증(퀄테스트)를 진행해 올해 3월 210억 원 규모 첫 장비납품 계약을 맺었다.반도체업계 안팎에서는 SK하이닉스가 싱글벤더(단일 하청)에서 듀얼벤더(복수 하청)로 전환한 배경을 놓고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노림수가 있었다고 바라본다.TC본더 납품을 받을 때 가격 협상력을 키우고, 벤더 사이 기술경쟁을 유도해 성능과 수율개선을 노린다는 것이다.곽 회장은 독점적 지위 상실에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SK하이닉스에 TC본더 가격을 28% 인상하는 방안을 통보하고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 파견된 CS(고객서비스) 엔지니어 전원을 철수시키는 등 초강수를 두었다.또한 한화세미텍과는 기술유출 및 특허침해 소송을 지난해 12월 제기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곽 회장은 이처럼 한미반도체의 입지를 지키려는 작업들을 진행하면서 고객 다변화를 동시에 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마이크론 테크놀로지(마이크론)을 고객사로 새로이 확보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마이크론은 그동안 일본 신카와의 TC본더를 주로 써왔는데 한미반도체와 새롭게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된다.곽 회장은 삼성전자와도 지속적으로 만나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는 HBM 사업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안을 모색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 실무진이 몇 차례 논의를 진행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위기 아버지 곽노권의 '기술 1등 생존철학'으로 극복할까'기업을 하면서 1등이 아니면 죽는다'곽동신 회장의 아버지 곽노권 한미반도체 창업회장의 유명한 경영어록이다.곽노권 창업회장은 2006년 한 매체(MBN)과 인터뷰에서 '한미반도체 구성원들은 세계에서 1등이 아니면 죽는다는 각오로 항상 고객이 신뢰하고 만족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그가 이처럼 기술우선 경영철학을 갖게 된 이유는 창업초기부터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곽노권 창업회장은 모토로라 코리아의 반도체 장비 제조부문에서 14년간 근무하면서 반도체 장비기술을 체득한 뒤 1980년 한미금형(현재 한미반도체)를 창업했다.곽 창업회장은 당시 작은 금형제품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상황에서 기술자립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그래서 반도체 초정밀 금형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회사 소파에서 매일 잠을 자면서 연구개발에 매진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곽노권 창업회장의 기술 우선 경영철학은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을 보였다.2000년대 초 반도체 경기 불황이 닥쳤을 때도 곽노권 창업회장은 인력감축과 투자축소 대신 정 반대의 길을 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공장을 새로 짓고, 기계를 사들이고, 유휴인력은 기술교육을 시키면서 고용을 유지했다.불황이었기에 첨단 가공장비도 저렴하게 들여오고 공장증축도 오히려 쉬었던 것으로 전해진다.결국 반도체 경기가 살아났던 2009년 하반기부터 이런 곽노권 창업회장의 투자가 고스란히 결실로 돌아왔다.이 같은 곽노권 창업회장의 성공스토리는 한미반도체가 최근 겪고 있는 위기상황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곽동신 회장으로서는 기술력 혁신을 통해 고객사 확보에 힘을 써 입지를 회복하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어서다.시장전망업체들에 따르면 한미반도체가 우위를 보이는 HBM용 TC본더 시장은 앞으로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기술적 차별화를 달성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JP모간에 따르면 HBM용 TC본더 시장규모는 2024년 4억6100만 달러에서 2027년에는 1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곽동신 회장은 현재 TC본더 장비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데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장비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한미반도체는 올해 7월 차세대 HBM용 장비인 플럭스리스 본더를 공개했다.기존에는 D램을 쌓아올리면서 붙일 때 플럭스(D램을 잇는 마이크로 범프에 부착돼 정렬과 산화막 제거역할을 하는 소재)라는 물질이 쓰였는데 수율(완성품에서 양품 비율)저하에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정 이후에도 잔여물이 남았기 때문이다.한미반도체는 플럭스를 제외하는 새로운 공법에 적합한 장비를 만들어 최근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증권업계에서는 한미반도체가 기술혁신에 속도를 더해가야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HBM 제조사 입장에서는 장비사를 다변화하며 공급의 안정성을 가져가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한미반도체도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술력 혁신을 통한 성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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