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12월] 전 정권 KT 사외이사진이 공정하게 새 CEO를 뽑는다고?
[데스크리포트 12월] 전 정권 KT 사외이사진이 공정하게 새 CEO를 뽑는다고?
2002년 민영화된 KT는 23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공기업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최고경영자(CEO) 선임 때마다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거나 선임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이 늘 강하게 작용해왔다.김영섭 현 KT 사장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포기하면서, 현재 새 CEO를 선임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접수된 총 33명 후보 가운데 최근 인선자문단 자문과 서류심사를 통해 16명 후보를 추리고, 지난 2일 이 가운데 7명을 면접 후보자로 선정했다.후보자는 △김철수 전 KT스카이라이프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남규택 전 KT CS 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사장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문재인 정부) △홍원표 전 SK쉴더스 사장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7명 가운데 6명은 KT 내부 출신이며, 외부 출신 후보는 주형철 전 보좌관이 유일하다. 또 이현석 부문장은 유일한 KT 현직이다.이사후보추천위는 오는 9일 온라인 면접을 통해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고, 오는 16일쯤 최종 대면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1인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최종 후보가 대외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현재로선 과거 KT CEO 선임 때처럼 정권의 압력이나 후보 추천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러운 일이다.그러나 KT 새 CEO 선출을 주도하고 있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들여다보면 꺼림칙함을 지울 수 없다.2023년 초 KT는 구현모 전 KT 대표와 윤경림 전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잇달아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을 앞세운 윤석열 정권의 반대로 후보에서 사퇴했다. 당시 윤석열 정부는 소유분산기업, 즉 주인 없는 기업 KT의 내부 카르텔이 심각하다며 내부 출신 인사들의 CEO 선임을 극구 반대했다.이후 당시 1명을 제외한 7명의 사외이사도 동반 퇴진했다. KT는 2023년 상반기 내내 경영공백을 겪었고, 그해 6월 7명의 새 사외이사진을 꾸렸다.새로 선임된 7명의 사외이사는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다.이 가운데 곽우영·이승훈·조승아 사외이는 KT 대주주인 국민연금, 현대차, 신한은행 등과 소액주주들의 추천을 받아 선임됐다. 나머지 사외이사 최양희·윤종수·김성철은 친 윤석열 정부 인사들로 분류된다.최양희 총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지냈고, 윤종수 전 차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 환경부 차관을 지낸 인물이다. 김성철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 직속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회 위원으로 참여했다.기존 남아있던 김용헌 사외이사(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현 KT 이사회 의장)까지 포함해 8명의 사외이사가 차기 CEO 추천위원회를 꾸렸다.이와 동시에 KT 뉴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는 3인의 사내이사를 2명으로 줄이고, 8명의 사외이사를 포함해 총 10명이 이사회를 운영하는 것으로 규정을 바꿨다.그야말로 사외이사 8명의 입김이 막강해졌고, 사실상 이들이 경영 주요 사항을 좌지우지하는 위치가 됐다.태스크포스는 또 정관을 개정해 KT 최고경영자(CEO) 자격 요건에 '정보통신 전문성'을 삭제하고, '산업 전문성'을 넣었다.일부 친정부 인사들로 구성된 사외이사 8명은 그렇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라고는 할 수 없는 현 김영섭 사장(전 LG CNS 사장)을 새 CEO로 최종 선정했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김영섭 사장은 스스로 자신이 통신 전문가가 아니라고 고백했다.김영섭 KT 사장이 지날 10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영섭 사장은 마치 투명한 절차를 통해 KT CEO로 선임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김 사장을 선정한 사외이사진이 상당수 친 윤석열 정권 인사였다는 점에서 김 사장 역시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고, 그게 현실이다.전 정부에서 선임된 김 사장이 해킹 사고를 책임지고 사퇴키로 했는데, 이상하게도 전 정부에서 선임된 사외이사들은 마치 자신들은 아무 관계가 없다는냥 차기 CEO를 선임하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로 활동하고 있다.비록 윤석열 정권과 상관 없는 사외이사가 포함돼 있다고 해도 상당수 사외이는 당시 친정권 인사라는 평가에서 자율로울 수 없다. 이런 사외이사들이 새로운 KT CEO를 선정하는 게 과연 정당한 일인가. 과연 이렇게 선정된 새 CEO가 떳떳하게 차기 KT를 이끌 수 있을까.현 8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김용헌, 김성철, 곽우영, 이승훈 등 4명의 사외이사는 올해 3월 이사회의 형식적 공모 절차 뒤 모두 재선임돼 2028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이를 두고 사실상 김영섭 사장의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았다.나머지 최양희, 안영균, 윤종수, 조승아 4명의 사외이사는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나지만, 모두 현 차기 CEO 선임을 위한 후보추천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8명의 사외이사가 장악한 KT 이사회는 지난 11월 초 차기 CEO는 주요 임원 선임과 면직, 조직개편 등 주요 인사권을 행사할 때 이사회 사전 승인을 거쳐야 하도록 이사회 규정을 개정했다.CEO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마저 이사회가 가져가는 것으로, 사실상 사외이사들이 KT 경영, 인사 전반을 장악한 것이다. 새로 선임되는 KT CEO는 손발이 묶인 허수아비 신세가 되는 셈이다.이대로 가면 전 정부에서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이번 정부에서도 KT를 쥐락펴락할 것이란 우려를 벗을 수 없다. 또 기존 사외이사진이 계속 KT 내부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김영섭 사장의 사퇴와 함께 현 사외이사들도 대규모 해킹 사태를 책임지고 동반 사퇴해야 하는 게 옳은 일 아닌가. 그리고 제3의 공개적이고 투명한 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그들이 차기 CEO를 선임하는 것이 정당한 절차가 아닐까.그래야 민간 기업 같은 공기업, 공기업 같은 민간 기업 KT가 더 이상 정치권 낙하산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고, 진정한 민영 기업의 길을 걸을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정권이 바뀔 때마다 리더십이 흔들리고, 자기 입맛에 맞는 인사들이 조직을 장악하고, 비리를 저지르며, 마치 서울 자가 사는 김 부장처럼 아무 죄 없는 임직원들이 소중한 직장에서 울며 떠나야 하는 부조리를 이제는 끊어야 하지 않을까.이재명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새 KT CEO와 사외이사 선임에 한 치의 정치적 입김도 불어넣지 말아야 한다. 공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한 KT를 이제 민간 기업 품에 완전히 넘겨줘야 한다.김승용 산업&IT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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