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는 한국 정부 딜레마" 블룸버그 평가, 시장 선진화 위해 소극적 개입
한국 원화 가치가 저평가되면서 한국은행을 비롯한 관련 당국에 딜레마를 안기고 있다는 블룸버그의 평가가 나왔다.소액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매수를 늘리고 한국 정부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면서 원화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블룸버그는 15일 논평을 내고 "원화는 최근 6개월에 걸쳐 일본 엔화와 더불어 아시아에서 가장 뚜렷한 약세를 보인 통화로 자리잡았다"고 보도했다.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또는 외환위기에 따른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블룸버그는 현재까지 한국 관련당국의 대응이 소극적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직접적 시장 개입보다 구두개입과 국민연금의 달러 매도 등 방식을 활용했기 때문이다.한국이 환율 방어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지 않은 데는 금융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목표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원화의 글로벌 지위 강화를 추진하려면 시장을 자유화하고 정부 개입을 최소화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블룸버그는 결국 환율 안정화가 절실한 시점에 한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을 줄여야만 하는 딜레마를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한국이 중견 국가에 불과한 만큼 이는 다소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전 세계 강대국들이 보호무역 주의를 점차 앞세우는 가운데 한국이 시장에 자유도를 높이려 시도하는 일은 긍정적이지만 이는 리스크를 동반한 조치라는 비판도 나왔다.블룸버그는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원인으로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확대를 꼽았다.부동산 시장에 참여하기 어려워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수익을 내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미국 등으로 자본이 이동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한국이 미국과 무역 합의로 3500억 달러(약 513조 원) 대미 투자를 약속한 점도 원화 가치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다만 블룸버그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신년사에서 현재의 원화 가치가 기초 경제 상황과 비교해 크게 어긋나 있는 상태라고 강조한 데 주목했다.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도 현지시각으로 12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나 한국 원화 가치 하락은 강력한 경제적 바탕과 맞지 않는다며 유사한 의견을 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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