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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구 인도 제과시장 공략 온도차, 롯데웰푸드 '속도전' 오리온 '장기전'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5-07-10 18: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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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구 인도 제과시장 공략 온도차, 롯데웰푸드 '속도전' 오리온 '장기전'
▲ 롯데웰푸드와 오리온이 급성장하는 인도 제과 시장 공략에 있어 온도차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부사장(왼쪽)과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비즈니스포스트] 14억 인구를 등에 업고 급성장하는 인도 제과시장 공략에서 국내 양대 제과업체가 확연하게 다른 온도차를 나타내고 있다.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부사장은 2032년 인도에서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현지 생산능력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인지도를 점진적으로 넓혀 나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10일 유통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롯데웰푸드는 인도시장 공략을 통한 해외사업 확대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창엽 대표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인도시장에서 생산 확대에 방점을 찍고 브랜드를 더욱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런 방침아래 최근 인도 자회사 ‘롯데인디아’ 하리아나 공장 빼빼로 생산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현지 생산과 판매를 시작할 채비를 마쳤다. 빼빼로의 첫 해외생산 기지다. 

앞서 2월에는 인도 푸네시 빙과 신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롯데웰푸드는 이번 증설로 현지 성수기 공급을 안정화하며 올해 인도에서의 빙과 매출이 전년보다 15% 이상 신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뿐 아니라 현재 가동하고 있는 푸네 신공장 9개 생산라인을 2028년까지 16개로 늘릴 계획을 세웠다.

롯데웰푸드는 이달 2일 기존 건과(롯데인디아)와 빙과(하브모어)로 나뉘어 있던 인도 법인을 합병해 통합법인 롯데인디아를 출범하고 2032년 연간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롯데인디아와 하브모어 합산 매출은 2905억 원이었다. 8년 만에 매출을 3배 이상 늘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한 셈이다. 

롯데웰푸드의 인도 중심 해외 전략은 그룹 차원에서 주목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5월 ‘2025 롯데어워즈’ 대상에 인도시장에서 지속 성장을 이끈 공로로 롯데웰푸드 글로벌전략부문을 선정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월 올해 첫 해외 현장경영 행보로 인도를 방문해 롯데웰푸드의 현지 생산시설을 둘러봤다.

그는 당시 롯데웰푸드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이번 신공장 준공이 롯데의 글로벌 식품 사업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4억 인구를 갖춘 인도 제과시장은 최근 생산성과 소비력이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클라이트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110억 달러(약 15조 원) 규모였던 인도 제과시장은 2034년 274억 달러(약 38조 원)로 연 평균 9.5%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최근 국내를 중심으로 대규모 증설 투자를 단행하면서도 인도시장에서는 정중동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4월 글로벌 생산량 확대에 83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국내 충북 진천 통합센터 구축에 4600억 원, 러시아 트베리공장에 2400억 원, 베트남 하노이3공장에 1300억 원을 각각 투입하기로 했다. 인도 관련 투자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오리온은 국내 식품업체 가운데 삼양식품과 함께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오리온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5%로 롯데웰푸드(26.3%)의 2.5배에 달한다.

하지만 인도에서의 성과는 다르다.

롯데웰푸드는 2004년 인도 제과기업인 패리스제과를 인수하며 한국 식품기업 최초로 인도시장에 진출했다. 오리온은 그보다 14년 늦은 2018년 인도 법인을 설립했고, 현지 공장은 2021년에 준공했다. 
 
14억 인구 인도 제과시장 공략 온도차, 롯데웰푸드 '속도전' 오리온 '장기전'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월6일 인도 푸네시에서 열린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오리온의 지난해 인도 법인 매출은 211억 원으로 롯데인디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현지 공장을 짓는 등 투자를 단행했지만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리온 인도 법인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했다.

허 부회장은 2014년 오리온그룹 부회장에 오른 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서 현지 생산뿐 아니라 판매제품도 맞춤형으로 개발하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사업을 키워왔다.

인도에서도 빠른 사업 확장보다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초코파이 5종 등을 내놓고 서서히 인지도를 확산해나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소득 수준이 높은 인도 북동부 지역 전통소매점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는 중이다.

중국시장에서 두 기업이 처한 상황도 인도시장 전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이미 세계 최대 식품시장인 중국에 단단히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국내(1조976억 원)보다도 많은 1조2701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체 법인 합산 매출의 41%를 중국 법인이 책임졌다.

반면 롯데웰푸드는 중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보복 조치 이후 현지에서의 사업에 어려움을 겪다 중국 생산기지를 철수했다. 중국사업은 수출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롯데웰푸드로서는 20년 넘게 공을 들인 거대 시장 인도에 더욱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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