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파업 들어간 한국GM 노조 '내부 갈등',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자산 매각 결사반대" vs "파업이 철수 빌미 줄라"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5-07-10 15: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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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GM 노조가 10일 부분 파업을 시작한 가운데 파업 방식을 놓고 노조 내부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회사를 강하게 압박해 전국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유휴자산 매각 철회 약속을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는 강경파가 우세한 분위기이지만, 파업이 GM 본사의 한국 사업장 철수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한국GM 노조가 10일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내부에선 회사를 강하게 압박해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유휴자산 매각 철회 약속을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파업이 GM 본사에 한국 사업장 철수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0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GM 노조가 이날부터 부분 파업을 시작했지만 사측과 협상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GM 노조는 이날부터 11일까지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전반조는 오후 1시40분부터 3시40분까지, 후반조는 오후 10시20분부터 오전 12시20분까지, 고정 주간조와 사무직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각각 2시간씩 파업한다.
14일에는 파업 시작 시간을 2시간씩 앞당겨 하루 4시간 파업을 하기로 했다. 잔업 거부는 지난 9일 이미 시작했다.
파업에 찬성하는 노조원 사이에서도 노조의 투쟁 방식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GM 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가 파업 중에도 주말 특근을 기존과 다름없이 허용키로 하면서, 일부 노조원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파업 중에 특근을 하는 것이 맞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조합원은 한국GM 노조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에 “파업은 생산에 차질을 주면서 협상의 우위를 차지하려고 하는 것인데, 물량 맞추라고 주말 특근을 열어줄거면 파업을 왜 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한국GM 창원 공장은 1주간 공사와 1주간 휴가, 부평 공장은 2주간 공사에 각각 들어간다. 이런 상황에서 잔업 거부와 주말 특근이 동시에 이뤄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시간 파업은 너무 약하다는 노조원 주장도 나온다. 당장 6시간 파업에 들어가 사측을 강하게 압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도 높은 파업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회사를 압박해서라도 전국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부지 매각 방안 철회, GM 본사의 신차 생산 배정 등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한국GM 부평 공장 정문. <비즈니스포스트>
한 조합원은 자유 게시판에서 “최악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GM이 철수한다면 다른 곳과의 인수합병을 생각해야 하는데, 서비스센터와 부지 매각이 이뤄지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원들은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사측이 첫 번째 제시안을 내놨고, 이제 막 부분 파업에 들어가는 만큼 교섭대표와 중앙쟁의대책위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노조원 일각에서는 올해 한국GM이 직영 서비스센터와 공장 부지 매각에 나선 상황에서 파업이 한국사업장 철수 명분을 GM 본사에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역 경제와 공장 노동자의 일자리 문제 등을 놓고 봤을 때, 철수만은 막아야 한다”며 “글로벌 기업 특성상 GM은 노조의 파업 등을 명분 삼아 한국에서 더 이상 사업 못하겠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GM 노조 내부에서도 파업을 명분으로 회사가 철수하면 어떡하냐는 불안감을 표시하는 조합원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한국GM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지만 협상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사 입장 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사측은 지난 9일 첫 번째 제시안을 내놨다. 월 기본급 6만300원 인상과 일시·성과급 등을 1600만 원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과 성과급 4136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노조의 인상안을 회사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인 것은 맞다”며 “하지만 누구 하나는 먼저 손을 내밀어야 갈등 상황이 해결될 것이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합리적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