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CC건설이 올해 처음으로 공급하는 1천 세대 ‘스위첸’ 대단지 청약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양호한 청약 성적과 함께 안정적 실적 기반을 갖춘 KCC건설은 대구와 광주 등에서 남아있는 지방 미분양 리스크 해소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KCC건설이 안정적 실적 기반 속에서 핵심 리스크로 지목되는 지방 미분양 물량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청약 접수를 마감한 ‘오퍼스 한강 스위첸’은 1·2순위 모두 합쳐 평균 2.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순위 내 물량 소진에 성공했다.
오퍼스 한강 스위첸은 경기 김포시 고촌읍 향산리 588-11번지 일대 한강시네폴리스 산업단지 조성산업을 통해 들어서는 1029세대 대단지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5층, 9개 동 규모로 모든 가구가 전용면적 84·99㎡의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다.
이 단지는 7일 특별공급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0.54대 1을 나타낸 데 이어 일반공급 물량 706세대 모집에 1967건이 접수됐다.
경쟁률이 낮았던 특별공급에서도 생애최초 177세대 모집에 142명이 접수하는 등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1순위에서는 전용면적 84㎡B 타입에서 34세대 모집에 328건의 접수가 몰려 최고 경쟁률 9.65대 1을 기록했다.
오퍼스 한강 스위첸은 KCC건설의 올해 첫 분양이었던 만큼 청약 성적에 이목이 쏠렸다. KCC건설의 수도권 분양으로 보면 2024년 초 경기 부천시 괴안동 91-1번지 일대 ‘역곡역 아테움 스위첸(청암아파트 소규모재건축)’ 이후 1년 반만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과 인접했지만 교통편 등에 관한 우려가 있는 김포에서 모든 타입의 물량이 소진된 점을 놓고 청약 성적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한강변에 들어서는 대단지로 분양을 기다려온 고객들이 많았다”며 “견본주택 개관 이후 합리적 분양가와 우수한 입지, 차별화한 설계, 다양한 금융혜택이 적용되는 점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CC건설은 이번 청약 성과로 적지 않은 분양 관련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2~3년 동안 건설업계 흐름과 다르게 영업이익을 개선하고 있었지만 분양과 관련해 지방 미분양 물량이 ‘옥의티’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접어들어서 처음으로 받아들었던 청약 성적표가 양호했던 만큼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는 데 더 집중할 여력이 생긴 셈이다.
KCC건설은 최근 대규모 건축사업 공정 및 원가관리에 힘입어 수익성 측면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었다.
여기에 신규수주 및 수주잔고도 꾸준히 준수한 수치를 기록하면서 향후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CC건설의 별도기준 연간 이익을 보면 2022년 영업손실 11억 원에서 2023년 영업이익 181억 원, 영업이익률 0.9%로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646억 원, 영업이익률 3.5%로 수익성을 더 개선했다.
대부분 건설사가 지난해까지 업황 부진에 영향을 크게 받아 수익성이 후퇴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정반대인 선방하는 실적 흐름을 보인 것이다. KCC건설은 올해 1분기에도 1년 전보다 64.7% 늘어난 영업이익 288억 원을 거뒀다.
2023년부터 진행한 8900억 원 규모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무3동 신축공사 등 건축사업에서 원가를 개선한 것이 KCC건설의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분석된다.
KCC건설 건축부문 누적공사원가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89.5%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96.6%보다 7%포인트 이상 낮아진 것이다.
KCC건설 수주잔고는 올해 1분기 말 4조3997억 원을 나타냈다. 최근 5년 동안 매년 1조7천억 원 이상의 신규수주를 바탕으로 4조 원 이상의 연말 기준 수주잔고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연간 매출 대비 2.4배의 안정적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 경기 김포시 고촌읍 '오퍼스 한강 스위첸' 야경 투시도. < KCC건설 > |
다만 국내에서도 부동산 경기가 가장 위축된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의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을 비롯해 광주의 ‘상무 퍼스티넘 스위첸’ 등에서 발생한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는 것이 향후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KCC건설의 지역별 진행사업장 분양률을 보면 수도권이 69%, 기타 지방이 90%인 것과 비교해 대구·광주 등 지방광역시는 47%에 그친다.
대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 현장은 분양불 방식의 사업장으로 분양을 통한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 이 현장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KCC건설 매출채권은 21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무 퍼스티넘 스위첸 현장은 후분양 현장으로 분양 이전까지 공사대금은 상당 부분 회수됐지만 지난해 7월 분양을 시작한 이후 실적이 부진해 매출채권이 534억 원으로 기록됐다.
다만 KCC건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할인분양을 포함한 분양촉진책을 시행하면서 대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의 분양률을 50% 수준까지 높이는 등 미분양 리스크를 점차 줄여가고 있다.
KCC건설은 수도권 대단지 청약에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든 만큼 점진적으로 회복 가능성이 점쳐지는 지방 부동산 경기에 힘입어 미분양 물량 해소에 힘쓰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신용평가는 6월 KCC건설 정기평가에서 “대구와 광주지역 주택 도급 현장의 공사대금 미회수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준공으로 공사비 투입은 일단락된 상황에서 리스크를 털기 위해서는 추가로 분양실적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