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움츠러들었던 금융회사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과거 비은행 금융사 매물에 진지한 관심을 보여왔던 만큼 인수합병 전략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하나금융그룹이 올해 금융사 인수합병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그룹> |
24일 금융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4월 들어 금융사 인수합병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월 ‘매각 3수생’인 MG손해보험 공개매각에 사모펀드 2곳이 응찰하면서 매각 성사 기대감이 높아졌다. MG손보는 5월 실사를 진행한 뒤 본입찰에 나선다.
MG손보는 앞선 2차례 시도에서 경쟁입찰이 성립하지 않아 매각이 무산됐다.
손보사 우량매물로 꼽히는 롯데손해보험 인수전도 다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손보의 매각 주관사 JP모건은 23일부터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인수의향서가 인수합병 작업의 첫 단계인 만큼 매각을 본격화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롯데카드 역시 올해 말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롯데카드는 2022년 한 차례 매각 시도가 무산된 경험이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목표로 하는 하나금융의 셈법은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최근 몇 년 사이 여러차례 보험사나 카드사 인수 의지를 보였다.
하나금융은 2023년 7월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이후 실사까지 진행했다. 2022년 9월에는 롯데카드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도 참여했다.
증권사 인수를 1순위로 꼽는 우리금융과 손보사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은 신한금융와 상황이 다른 셈이다.
하나금융 자본상황이 넉넉지 않다는 점은 고민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의 출자여력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3.89%다. 금융당국은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30%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을 확충하면 이중레버리지비율을 낮출 수 있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여력이 2조 원 정도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롯데손보와 롯데카드의 몸값이 2~3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하나금융은 올해 매력적 매물이 시장에 나온다면 진지하게 들여다볼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앞서 KDB생명과 롯데카드 사례와 같이 실제 인수 과정에 참여한 뒤 최종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꾸준히 비은행 부문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함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협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며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 제휴, 투자,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 금융이 줄 수 있는 가치 그 이상을 손님께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