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주가부양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올해 들어 인수합병 실패와 실적 부진의 우려를 받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5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김 회장이 하나금융지주 실적 발표와 관련해 해외 투자설명회에 참석할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70%를 웃도는 만큼 싱가포르투자청, 캐피탈그룹, 블랙록 해외 기관투자자의 마음을 달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6월 하나금융지주는 KB증권과 자사주 신탁계약을 맺고 3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김 회장을 비롯한 하나금융지주 경영진들도 속속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김 회장은 24일 약 1억2400만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여 하나금융지주 보유주식 수가 5만6천 주로 늘어났다.
백태승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도 5월 하나금융지주 500주를, 이정원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역시 273주의 하나금융지주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다.
김 회장으로서는 지난해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주가가 주춤한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올해 롯데카드 인수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등 주가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수 있는 기회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점도 뼈아프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초 5만900원까지 올랐으나 하나금융지주가 지배구조 이슈를 놓고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으면서 2018년 7월 4만1500원까지 내렸고 그 이후로도 3만원 대에 머물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주가 순자산비율(PBR)은 0.42배로 신한금융지주(0.59배), KB금융지주(0.50배) 등을 밑돈다. 같은 업종 주가와 비교해 저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주가 순자산비율이 1배 미만이면 해당 기업의 주가가 장부가에 못 미친다는 의미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가 연초부터 중국 민생투자 채무불이행(디폴트) 이슈, 롯데카드 인수 실패 등에 시달리며 주가가 부진한 상태”라며 “2분기 외환매매 환산손실 발생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이번에 사들인 자사주는 나중에 인수합병 과정에서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
금융지주는 인수한 회사의 주식과 자사주를 맞교환해 인수한 회사를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자사주 가치가 높을수록 교환비율을 산정할 때 하나금융지주에 유리한 만큼 김 회장으로서 향후 인수합병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주가부양에 나설 필요성이 크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와
김정태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 환원정책의 일환인 동시에 회사 및 경영진 차원에서 주가를 높이려는 취지”라며 “인수합병과 직접 연관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