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기대 이상의 영업실적을 거두며 최고경영자 데뷔 초반에 좋은 경영평가 점수를 얻게 됐다. 특히 그동안 실적이 역성장했던 글로벌사업의 실적도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난다.

물류 기술력를 강화하며 경쟁력을 확보한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CJ대한통운 글로벌 사업도 성장궤도에, 신영수 물류 기술력 강화 힘 준다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기대 이상의 영업실적을 거두며 최고경영자 데뷔 초반에 좋은 경영평가 점수를 얻게 됐다. 


12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CJ대한통운은 올해 2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시장의 성수기 진입에 따라 소화하는 물량이 늘어나고 계약물류(기업의 물류운영 총괄 대행)사업에서도 매출 상승의 기반이 되는 수주를 다량 확보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592억 원, 영업이익 1254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11.5% 증가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2분기 실적은 역대 2분기 기준 최대치이며 4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10%를 웃도는 이익 성장을 지속한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이후에도 꾸준한 실적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대한통운의 호실적 흐름에 올해부터 회사 수장을 맡은 신영수 대표도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을 것으로 보인다. 

신 대표는 올해 2월 치러진 CJ그룹 임원인사에서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이전까지는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를 맡고 있었다. 

CJ대한통운의 실적이 호전되는 시기에 최고경영자에 오른 만큼 전문 경영인으로서 이력서에 긍정적 평판을 남길 좋은 여건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글로벌사업의 성장세 회복이 고무적이다.  

CJ대한통운의 글로벌사업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1239억 원, 영업이익 185억 원을 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 영업이익은 17.8% 증가했다. 

글로벌사업은 1분기에 실적이 역성장(영업이익 전년 대비 17.1% 감소)을 하는 등 줄곧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2분기에 성장궤도에 진입한 것이다.

물류 기술력을 강화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CJ대한통운의 경영기조도 실적 호전세를 이끈 원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CJ대한통운은 물류 분야에서도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물류 현장의 자동화는 물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관련 역량을 강화하며 사업 전반에 걸쳐 첨단기술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 CJ대한통운은 매년 연 평균 500억 원가량의 기술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스마트패키징, 물류현장 디지털트윈 등 첨단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올해 수장이 된 신영수 대표도 이 같은 경영방침을 이어받아 물류 기술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 대표는 2월 한국통합물류협회 정기총회에서 협회장에 선출된 뒤 취임사를 통해 “물류산업을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디지털 첨단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물류 분야에서도 기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CJ대한통운은 신 대표체제에서도 기술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해외 사업장에 물류 신기술을 도입해 고난도 물류 서비스 수행 능력을 높이는 한편 비용 효율화도 꾀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글로벌 사업도 성장궤도에, 신영수 물류 기술력 강화 힘 준다

▲ CJ대한통운 미국법인 CJLA의 직원이 물류 운영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 CJ대한통운 >


현재 CJ대한통운이 미국 뉴센추리 지역에 구축하고 있는 콜드체인 물류센터는 냉장·냉동 제품 운송에 특화한 곳으로 철저한 온도 관리 기술이 필요한 시설이다. CJ대한통운은 첨단 물류 기술과 물류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콜드체인 물류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흩어져 있는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첨단 물류기술을 공유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6월 미국,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주요 해외 법인과 워크숍을 열고 본사의 첨단 물류 기술을 전파하고 우수 기술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CJ대한통운은 글로벌 물류로봇기업 리비아오로보틱스와 협력해 물류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는 로봇 통합제어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꾸준한 기술투자로 비용 효율을 꾀하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글로벌사업에서도 물류 기술을 강화해 꾸준히 사업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물류업체들이 코로나19 프리미엄이 빠진 뒤 외형감소와 이익감소에 대응하기 바쁜 반면 CJ대한통운은 기술투자 위주의 차별화 전략으로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성공했다”고 바라봤다.

신영수 대표는 과거 CJ그룹 계열사 대표를 맡은 적이 있지만 그룹의 주요 계열사 수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대표는 1966년 출생으로 1988년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한 뒤 줄곧 CJ그룹에서 일했다. 2019년 CJ피드앤케어에서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 뒤 CJ대한통운로 옮긴 뒤 택배·이커머스 부문 대표, 한국사업부문 대표를 거쳐 대표이사가 됐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