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내년 본격 양산을 앞둔 18A 미세공정 파운드리에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제조사업을 중단하고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텔 파운드리 설비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내년부터 본격 양산하는 18A(1.8나노급) 미세공정 기술을 파운드리 사업에 사실상 ‘마지막 보루’로 두고 있다는 경영진의 발언이 나왔다.
해당 기술이 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 수주에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인텔이 제조사업을 완전히 매각해야만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로이터는 13일 “인텔 임시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미셸 존스턴 홀트하우스와 데이비드 진스너는 모두 파운드리 사업 분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증권사 바클레이가 개최한 투자은행 콘퍼런스에서 인텔 반도체 설계 및 제조사업의 미래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 부진과 수주 실적 미달, 지나친 투자 부담을 고려해 이를 분사한 뒤 사업을 매각할 가능성이 증권가에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엔비디아나 AMD처럼 CPU를 비롯한 반도체를 설계만 할 뿐 생산은 하지 않는 팹리스(fabless)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홀트하우스 임시 CEO는 “현실적으로 반도체 설계와 제조업을 분리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 이와 관련해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스너 임시 CEO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텔이 이미 설계 및 제조사업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며 완전한 분할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인텔의 차기 CEO 및 이사회를 중심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대대적 재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로이터는 이를 두고 “인텔의 새 미세공정 기술이 내년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반도체 제조업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인텔은 내년부터 대량생산을 준비하는 18A 미세공정으로 외부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성능과 생산 수율, 단가 등 경쟁력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으면 파운드리 상위 경쟁사인 TSMC 및 삼성전자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인텔의 파운드리 투자는 현재 겪고 있는 심각한 실적 부진과 재무 위기에 가장 큰 원인이 됐다. 18A 공정 기술의 성공 여부에 미래가 걸려있는 상황이다.
다만 인텔이 반도체 제조사업 매각을 추진하더라도 이를 인수할 만한 후보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