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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주총서 국민연금 4자연합 지지, 임종윤·임종훈 궁지에 몰렸다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4-12-13 16: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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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한미약품 경영권 장악에 사실상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들은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3자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측이 내세우고 있는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대표이사를 해임하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지분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한미약품 주총서 국민연금 4자연합 지지, 임종윤·임종훈 궁지에 몰렸다
▲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19일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마지막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사진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관련 이미지.  

한미약품 지분 10%가량을 들고 있는 국민연금도 4자연합의 손을 들어주면서 형제들이 한미약품 이사회 장악은 더욱 쉽지 않아졌다.
 
13일 국민연금이 한미약품 의결권 행사를 두고 한미사이언스가 주주제안을 통해 임시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한 이사 해임 안건에 반대하기로 결정하면서 형제가 수세에 몰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제약업계는 국민연금이 한미약품 의결권 행사를 중립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때 이미 의결권을 중립으로 행사한 바 있다.

중립은 ‘쉐도우 보팅’을 뜻하는 말로 나머지 주주들의 의결권에 맞춰 국민연금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식을 말한다. 국민연금이 사실상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어느쪽 편도 들지 않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날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한미사이언스가 낸 주주제안에 반대하는 쪽인데 이는 곧 형제들과 대척점에 서 있는 4자연합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는 뜻과 같다.

형제들에게는 국민연금의 결정이 뼈아픈 일일 수밖에 없다.

임종윤 임종훈 형제는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제안을 통해 한미약품 경영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이들은 한미사이언스 주주제안을 통해 △박재현 사내이사 해임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박준석 사내이사 선임 △장영길 사내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한미약품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렸다.

박재현 대표이사는 4자연합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며 신동국 이사는 4자연합의 주요 인물이다. 이들을 해임하겠다는 것은 곧 한미사이언스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의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새 사내이사 후보인 박준석 후보는 현재 한미사이언스 부사장을, 장영길 후보는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형제측 인물로 분류된다.

하지만 형제는 이를 가결하기 위한 충분한 지분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사 해임은 현행 상법상 주주총회의 특별결의 안건으로 분류된다. 특별결의 안건을 가결하려면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 및 발행주식수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한미사이언스는 9월30일 기준으로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다.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 100%가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최소한 지분 66.67%을 확보해야 하는데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지분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
 
한미약품 주총서 국민연금 4자연합 지지, 임종윤·임종훈 궁지에 몰렸다
▲ 국민연금(사진)이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면서 형제들이 한미약품 이사회 장악이 더욱 쉽지 않아졌다. 사진은 전북 전주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본부. <연합뉴스>

형제들로서는 국민연금 지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 임시 주총 주주명부 폐쇄일을 기준으로 한미약품 주식 10.0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형제편을 들지 않으면서 결국 소액주주 표심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소액주주의 표심 잡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뿐 아니라 국내 4대 의결권 자문사도 한미약품 임시 주총 안건에 대해 모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이번에 한미약품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하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내년 3월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가 2차 경영권 분쟁의 핵심인데 두 형제의 지분율이 기존보다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훈 대표는 11월 한미사이언스 주식 105만 주를 매각하면서 지분율이 기존 9.27%에서 7.85%로 낮아졌다. 임종윤 이사도 12월에만 4차례에 거쳐 약 14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각하면서 지분율이 기존 12.46%에서 11.79%로 줄었다.

두 형제 지분만 2.09%포인트 줄어든 것인데 이는 기존 3자연합이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지배력을 높이는 것돠 대조되는 부분이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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