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기 경영난을 겪고 있는 라인게임즈가 올해 들어 두 번째 유상증자에 나선다. 만성 적자로 자금 사정이 악화하자 운영자금 수혈을 위해 다시 한번 대규모 증자를 단행하는 것이다.
다만 이번 증자가 재무적 투자자(FI)와의 2200억 원대 소송 9월 항소심을 앞두고, 저가 발행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재판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 라인게임즈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3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라인게임즈> |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인게임즈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3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는 액면가인 주당 500원이며, 주금 납입일은 오는 9월18일이다.
이번 증자는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2403만8848주)의 2.5배에 달하는 신주를 새로 발행하는 대규모 증자다.이에 따라 청약에 참여하지 않는 주주는 지분이 큰 폭으로 희석된다.
기존 주주에게 지분율에 비례해 신주인수권을 주는 주주배정 방식이지만, 사실상 모회사인 라인야후가 대부분 자금을 대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말 기준 라인야후의 중간 지주사인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이 라인게임즈 지분 83.83%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인게임즈의 유상증자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다. 앞서 지난 3월에도 400억 원 규모의 증자를 시도했으나 재무적 투자자의 미참여로 117억 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이번 300억 원 증자가 마무리되면 라인게임즈는 반년 만에 4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모회사로부터 수혈받게 된다.
이번에도 지난 3월과 같이 신주 발행가가 주당 5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과거 2대 주주였던 룽고엔터테인먼트가 2018년 당시 1250억 원을 투자할 때 책정됐던 가격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룽고엔터테인먼트는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앞서 3월 진행된 1차 유증 당시 주요주주 가운데 라인야후만 청약에 참여하면서, 라인야후 지분율은 종전 35.7%에서 83.83%로 급등했다. 반면 청약에 불참한 룽고의 지분율은 21.4%에서 0.5%로 급락하며 주요 주주로서의 지배력이 사실상 소멸했다.
당시 룽고 측은 "주주간계약이 정한 유상증자 발행가액 하한선인 주당 86만3594원보다 훨씬 낮은 가격"이라며 "룽고의 계약상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반발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거치면 라인야후의 지배력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분 가치를 대부분 상실한 재무적 투자자로서는 추가 출자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다. 여기에 최근 라인야후에 인수된 카카오게임즈와 라인게임즈의 합병을 통한 투자금 회수 시나리오마저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김태환 카카오게임즈 신임 공동대표는 지난 5일에 열린 2026년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라인게임즈와 합병이나 포괄적 주식교환 등 기업결합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 현재도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유상증자 방식이 9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시작되는 항소심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2018년 라인게임즈에 1250억 원을 투자한 룽고는 기업공개(IPO) 불발로 투자금 회수가 막히자 2235억 원 규모의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1심에서는 라인게임즈가 승소했으나, 룽고 측 변호인단은 "소송 국면에서 단행된 대규모 약탈적 유상증자로 지분을 0.5%까지 줄인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항소심에서 쟁점으로 다루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 ▲ 배영진 라인게임즈 대표는 PC·콘솔 신작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반등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게임즈> |
라인게임즈의 반복적인 자금 수혈 배경에는 장기화된 재무적 위기가 있다.
2017년 설립 이후 신작 부진과 기업공개(IPO) 불발로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2025년 기준 누적 결손금은 3333억 원에 이르고 자본잠식도 심화된 상태다.
지난 7월에는 희망퇴직까지 단행하며 구조조정에 나섰다.
배영진 라인게임즈 대표는 비상경영 체제를 이끌며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배 대표는 모회사의 자금 수혈을 발판 삼아 올해와 내년에 걸쳐 PC·콘솔 신작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반등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