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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인도 일본에 깔고있는 IP 발굴 포석, 김창한 '될성부른 떡잎' 보는 눈 믿는다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5-07-1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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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인도 일본에 깔고있는 IP 발굴 포석,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346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창한</a> '될성부른 떡잎' 보는 눈 믿는다
▲ 크래프톤은 국내 게임 업계에서 단연 가장 '잘 나가는' 회사로 꼽힌다. 하지만 그 화려한 성과 이면에는 '원게임 리스크'라는 치명적 약점이 하나 자리잡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비즈니스포스트]  3N은 한때 국내 최고의 게임회사 3곳(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을 일컫는 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무도 3N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게임업계의 ‘2황’은 1N1K(넥슨, 크래프톤)으로 재편된지 오래다.

이처럼 국내 게임업계에서 크래프톤은 단연 가장 ‘잘 나가는’ 회사로 꼽힌다. 그러나 그 화려한 성과 이면에는 치명적 약점이 하나 자리잡고 있다. 바로 ‘원게임 리스크’다. 

김창한 원게임 리스크 해소 노력, 하지만 크지 않은 성과

‘배틀그라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활시뮬레이션 장르의 신작 게임 ‘인조이’가 출시 초기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등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인조이는 돌풍을 길게 이어가지 못했고, 여전히 ‘원게임 리스크’는 크래프톤의 약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 대표는 인조이, 눈물을 마시는 새 등 자체 제작 IP를 확장하는 동시에 외부의 감각 있는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이를 보완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해양 어드벤처 게임 ‘서브노티카’를 만든 미국의 언노운월즈를 2021년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언노운월즈의 인수 역시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언노운월즈는 2024년에 당기순이익 13억 원을 내는데 그쳤다. 2023년에도 언노운월즈의 당기순이익은 17억 원에 불과했다.

언노운월즈를 인수하는 데 언아웃 조항(경영 성과에 따라 추가 지급하는 금액)을 빼더라도 5858억 원이 들었다는 것을 살피면 성공한 인수합병이었다고 보기 힘들다. 

◆ 사람 수만큼 아이디어 많은 인도, 김창한 인재 기반 IT 강국에 주목

최근 새로운 IP를 발굴하기 위한 김 대표의 눈은 인도와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최근 게임업계의 새로운 거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 게임 시장은 모바일 분야에서는 예전부터 주목받는 곳이었지만, 최근에는 콘솔·PC 게임 분야에서도 조금씩 고개를 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공개된 에오스게임즈(Aeos Games)의 ‘언리쉬 더 아바타’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 게임의 플레이 영상은 공개 직후 글로벌 게임 커뮤니티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으며 퍼져나갔고 ‘인도의 세키로’라는 별명을 얻으며 기대를 받고 있다.   

인도 시장이 이제 막 떠오르고 있는 시장인 만큼, 인도에서 김 대표의 IP 확보 전략은 이미 크게 성공한 회사를 커다란 금액에 인수하는 방식보다 소위 ‘될성부른 떡잎’을 지원하는 쪽으로 잡힌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최근 인도 게이밍 인큐베이터 2기 기업 6곳을 발표하며 이들 기업에 전문가 멘토링, 지원금, 개발 인프라 등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게임 전문 벤처캐피탈(VC)인 블루오션게임즈를 통해 3천만 달러(약 400억 원) 규모의 인디게임 투자 펀드를 출시하고 앞으로 3년 동안 100곳 이상의 글로벌 인디 게임 개발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 대표는 인도를 단순히 거대한 시장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IP의 산실로 인식하고 있다. 인도는 아직 선진 IT시장으로 평가받지 않지만, 구글의 CEO인 선다 피차이,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인 사티아 나델라 등을 배출한 인재 기반 IT 강국이다. 

김 대표의 전략은 14억 명 규모의 내수를 보유한 인도 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중국처럼 현지 문화와 전통, 축제 등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지역인 만큼 현지 문화를 반영한 IP 발굴의 필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한종원 코트라(KOTRA) 뉴델리무역관은‘꾸준히 성장하는 인도 게임 산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인도 게임 시장은 전통 및 축제에 대한 선호도 등 강한 현지 문화적 색채가 나타나는 곳”이라며 “높은 완성도와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 유명 IP의 산실 일본, ADK 인수로 닻 올린 일본 공략

크래프톤은 최근 약 7천억 원을 들여 일본의 종합광고회사 ADK를 인수했다. ADK는 광고회사지만 마징가 시리즈, 도라에몽, 크레용신짱(한국 이름 짱구는못말려), 사이버포뮬러 등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아는 유명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지원하기도 한 애니메이션 업계의 거물이기도 하다. 

크래프톤은 이번 인수를 두고 글로벌 애니메이션과 게임 간 협업 가능성을 넓히고, 일본 내 콘텐츠·미디어 사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ADK가 수많은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에 깊이 관여해왔음에도 실제 IP 소유권은 다른 기업에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마징가 시리즈의 IP는 원작자인 고 나가이 만화가가 가지고 있고 마징가 애니메이션의 제작 및 유통 권리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토에이가 가지고 있다. ADK를 인수했다고 해서 크래프톤이 마징가를 활용한 게임을 추가적 협상 없이 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크래프톤은 왜 ADK를 선택했을까? 이번 인수의 핵심은 ADK가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 전반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ADK는 전신인 아사히통신사(ATATSU) 시절인 1980년대부터 애니메이션 제작에 폭넓게 관여해왔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탄탄한 네트워크는 크래프톤이 일본 내 다양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협력할 때 강력한 중개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본은 외부 기업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고, 콘텐츠 IP 보호가 강력한 시장이다. ‘콘텐츠 갈라파고스’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크래프톤은 ADK를 통해 이러한 장벽을 간접적으로 넘고, 일본 제작사들과의 협업을 보다 원활히 진행할 수 있는 루트를 확보한 셈이다. 
 
크래프톤 인도 일본에 깔고있는 IP 발굴 포석,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346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창한</a> '될성부른 떡잎' 보는 눈 믿는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월4일 중구 더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오픈AI 비공개 워크숍 '빌더랩'에 참석한 샘 올트먼 CEO를 만나러 가고 있다. <연합뉴스>
◆ IP를 보는 눈으로 성공한 김창한, ‘IP 감별력’이라는 무형 자산에 주목

김 대표는 ‘될성부른 떡잎’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통해 성공한 인물이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은 김 대표에세 처음으로 배틀그라운드 기획 이야기를 들었을 때를 두고 “한 시간 동안 받았던 느낌이 매우 선명한데, 그 티타임에서 하는 모든 이야기가 다 ‘말이 되는’ 내용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ADK는 직접적으로 IP를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초기 단계부터 유망한 IP에 투자하고 협업해온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김 대표가 ADK를 주목한 이유도 단순히 물리적 자산을 넘어, ADK의 IP 선별 및 투자 전략과 그들이 축적한 네트워크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크래프톤이 자체 오리지널 IP를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제휴를 확대할 때 김 대표의 또다른 ‘눈’이 되어줄 수 있는 회사인 셈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ADK가 직접 유명 애니메이션들의 IP를 보유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제작에 많은 투자를 한 회사"라며 "현재 시점에서 공개하긴 어렵지만 ADK를 통해 진행하려고 하는 IP 관련 사업들이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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