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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새 리더십①] 렉라자로 '2조 시대' 연 조욱제, '유한맨'과 외부 R&D 전문가 후임 갈림길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6-08-19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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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969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온 유한양행이 조만간 회사를 이끌 새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는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로 연매출 2조 신화를 쓴 조욱제 대표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9월경에는 차기 대표 후보의 윤곽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선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유한양행의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2024년 초 회장직이 부활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 터라 새 대표 선임에 더욱 눈길이 쏠리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외부 출신 연구개발(R&D) 전문가와 내부에서 승진한 이들의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유한양행 새 대표 선임을 앞두고 조욱제 사장 체제의 성과와 차기 리더의 과제, 그리고 렉라자 이후 유한양행의 글로벌 도약 과제 등을 차례대로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렉라자로 '2조 시대' 연 조욱제, '유한맨'과 외부 R&D 전문가 후임 갈림길
② CEO 임기는 6년인데 이정희 의장 임기는 12년, 유한양행 '주인 없는 회사' 견제장치 시험대
③ 유한양행 '글로벌 톱50' 목표는 미완, 새 CEO '제2의 렉라자' 발굴 과제 무겁다

[비즈니스포스트] 유한양행이 조만간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에 돌입한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2027년 3월 마무리되는데 CEO 승계정책에 따라 이사회는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기 약 6개월 전에 새 대표이사 최종 후보를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의 차기 대표 인선을 놓고 단순한 수장 교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앞세워 글로벌 신약 사업에 발을 들인 유한양행이 외부 출신 인사를 앞세워 연구개발(R&D) 중심의 기조를 더욱 강화할지, 아니면 수십 년 동안 이어온 내부 승계 전통을 이어가며 사업 안정성에 중점을 둘지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한양행 새 리더십①] 렉라자로 '2조 시대' 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2210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욱제</a>, '유한맨'과 외부 R&D 전문가 후임 갈림길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사진)의 임기는 2027년 3월에 종료된다. <유한양행>
◆ 렉라자 글로벌 진출과 매출 2조 시대, 조욱제 6년의 성적표

19일 제약바이오업계 동향을 종합하면 유한양행은 이르면 9월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한양행을 이끌고 있는 조욱제 사장의 임기는 2027년 3월15일 마무리된다. 그는 2021년 3월 제22대 대표이사에 선임됐고 2024년 한 차례 연임했다.

유한양행은 전문경영인 대표이사의 임기를 1차례당 3년씩, 최대 6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조 사장이 다시 유한양행의 사령탑을 맡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 셈이다.

이사회가 정기주주총회 6개월 전에 대표이사 최종 후보를 확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CEO 승계정책에 따라 9월에는 새 대표이사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별도의 상설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두지 않고 있다. 현 대표이사의 제안과 이사회 심의 및 의결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통상 7월이면 차기 대표이사 후보의 윤곽이 나왔다. 이번에는 이런 일정이 조금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 사장의 최대 성과는 임기 동안 폐암 신약 렉라자의 글로벌 상업화가 꼽힌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글로벌 제약사 얀센(현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에 기술수출된 뒤 미국 등 해외에서 허가와 상업화가 이어졌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통해 국내에서 개발한 신약으로 해외에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로열티(판매 수수료)를 확보하는 사업구조를 현실화했다.

실적도 우상향했다.

유한양행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처음 매출 2조 원을 넘었다. 국내 제약사가 연매출 2조 원을 넘은 것은 유한양행이 처음이다. 이는 현재까지 다른 제약사가 넘지 못한 '전인미답'의 영역이다. 유한양행의 매출은 2025년 2조1866억 원까지 증가했다.

실적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2026년 2분기에는 매출 6395억 원, 영업이익 668억 원을 거두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 1조162억 원, 영업이익 757억 원을 거뒀는데 이는 2025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34.5% 늘어난 것이다.

렉라자 유럽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 등이 반영되면서 라이선스 수익이 크게 증가한 것이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조 사장이 국내 의약품 영업에 강점을 지닌 유한양행을 글로벌 신약에서 직접 수익을 내는 회사로 한 단계 '점프업' 시켰다는 평가가 가능한 이유다. 하지만 조 사장이 유한양행의 글로벌 체질 전환을 완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유한양행은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26년까지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이를 위한 구체적 실적 목표로 매출 4조 원과 영업이익 4천억 원도 내걸었다.

하지만 현주소는 목표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유한양행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1866억 원, 영업이익 1044억 원을 냈다.

렉라자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지만 아직 유한양행 자체의 글로벌 판매망과 신약 포트폴리오가 글로벌 상위 제약사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많다.

결국 조 사장 임기 6년의 성과를 종합하면 렉라자를 통해 유한양행이 글로벌 신약회사로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 것으로 요악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로의 전환을 완성하기보다 다음 대표에게 과제를 넘기는 시기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차기 대표는 렉라자 이후를 책임질 자체 신약을 만들고 연구개발 성과를 반복적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 새 리더십①] 렉라자로 '2조 시대' 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2210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욱제</a>, '유한맨'과 외부 R&D 전문가 후임 갈림길
▲ (왼쪽부터) 이병만 경영관리본부장 부사장, 김열홍 R&D부문 총괄사장, 유재천 약품사업본부장 부사장 <유한양행, 유재천 부사장은 '씽크 위드 구글'에서 진행한 리더스인터뷰 화면 갈무리>
◆ 40년 ‘유한맨’이냐 외부 R&D 전문가냐, 이번 인선은 경영전략 선택

유한양행은 아직 차기 대표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유한양행 안팎에서 차기 대표 후보로 이미 여러 사람이 거론되고 있다.

김열홍 R&D 총괄사장과 이병만 경영관리본부장 부사장, 유재천 약품사업본부장 부사장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후보로 거론되는 세 사람 가운데 김 사장은 외부에서 영입된 인물로 분류된다.

김 사장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대한암학회 이사장, 아시아암학회 회장 등을 거친 항암 전문가다. 2023년 유한양행에 합류해 현재 연구개발 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김 사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된다면 유한양행의 오랜 내부 육성형 최고경영자 승계 관행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창업주 유일한 박사가 가족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은 뒤 1969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왔다. 그동안 대표이사는 대부분 회사 내부에서 장기간 근무하며 사업 경험을 쌓은 인사들이 맡았다.

김 사장 선임은 전문경영인의 기준을 '유한양행 안에서 성장한 경영자'에서 '회사가 필요로 하는 전문성을 갖춘 경영자'로 넓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렉라자 이후 후속 신약 발굴과 글로벌 연구개발 경쟁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면 연구개발 전문성을 갖춘 김 사장의 강점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이병만 부사장은 유한양행에서 약 40년을 근무한 정통 '유한맨'으로 분류된다.

1986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영업과 홍보, 약품사업 등을 거쳐 현재 경영관리본부장을 맡고 있다. 오랫동안 회사의 주요 사업과 조직을 경험해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유재천 부사장도 내부에서 성장한 인사다.

1994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약국과 종합병원 영업 등을 거쳤고 현재 유한양행의 최대 사업부문인 약품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다.

두 부사장 가운데 한 명이 대표에 선임되면 유한양행은 기존의 내부 승계 전통을 이어가면서 조직 안정과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내부 승계를 놓고 일각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숙한 조직과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존 경영방식의 연속성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것은 약점이라는 것이다.

유한양행이 렉라자를 계기로 기존 국내 영업 중심 제약사에서 글로벌 신약 개발회사로 사업구조를 바꿔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표 선임에서도 변화가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를 감안할 때 이번 대표이사 인선은 단순히 김 사장과 이 부사장, 유 부사장 가운데 누가 차리 대표에 선택되느냐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

외부 연구개발 전문가에게 경영까지 맡겨 신약 중심의 변화를 가속할지, 내부에서 성장한 경영자를 선택해 기존 사업과 조직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변화를 이어갈지를 결정하는 경영전략 선택에 가깝다는 것이다.

유한양행의 새로운 대표는 조 대표가 만들어 놓은 렉라자의 성과를 이어받는 동시에 렉라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후속 성장동력을 증명해야 한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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