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를 설립한데 이어 SK텔레콤도 인터넷은행 설립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LG유플러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인터넷은행 설립에 관심은 많지만 신중하게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제3인터넷은행 설립에 관심을 두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 LG유플러스 등과 손잡을 수 있다는 관측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은 2015년 카카오뱅크 출범을 위한 카카오 컨소시엄에 참여를 추진하다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최근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것을 보며 여전히 인터넷전문은행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들 경우 한때 가장 유력한 파트너로 네이버가 꼽혔다. 그러나 네이버가 최근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한 관심을 접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LG유플러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KB금융그룹과 협력해 핀테크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1년여 간의 개발과정을 거쳐 1월 핀테크플랫폼 ‘리브메이트’를 내놓았는데 현재 가입자 200만 명을 넘어서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런 핀테크사업은 향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의 발판이 될 수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도 은산분리가 완화되고 여건이 갖춰진다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KB금융은 이미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들고 있기 때문에 LG유플러스는 다른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데 KB금융과 1등 금융그룹을 다투고 있는 신한금융과 손잡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만큼 인터넷은행 진출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9월 하나금융그룹과 손잡고 생활금융플랫폼 ‘핀크’를 출시하며 인터넷은행 설립의 포석을 깐 반면 LG유플러스는 핀테크사업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일단 핀테크사업으로 금융업에서 기반을 닦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영수 부회장은 2016년 “인터넷은행이나 인공지능 서비스가 경쟁사보다 느려도 제대로 준비해서 선보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준비없이 인터넷은행에 진출했다가 실패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선발주자로 나선 만큼 급하게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할 필요는 없다. 게다가 은산분리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LG유플러스가 인터넷은행 경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없음이 KT를 통해 증명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당분간 핀테크사업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안에 인공지능 스피커 ‘알리딘’을 출시할 예정인데 이와 연동해 현재 은행 계좌조회 및 간편송금 서비스 등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인공지능 기반 자산관리 등 다양한 핀테크서비스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도 인터넷전문은행에 많은 관심이 있지만 여건이 갖춰질 때까지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 같다”며 “핀테크사업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인터넷은행 진출 여부나 시기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