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김동기 핀텔 대표이사가 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핀텔> |
[비즈니스포스트] 서울 상암동 교차로에서는 차량이 좀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상암동 교차로의 신호등은 좌회전 대기 줄이 길면 좌회전 신호를 수 초 더 늘린다. 반대로 좌회전 차량이 없다면 좌회전 신호를 주지 않고 아예 직진 신호만 내보내기도 한다.
부산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도중에 빨간 불이 들어올까 염려하는 일이 줄었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이라면 보행자 안전을 위해 파란 불이 자동으로 연장된다.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핀텔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는 핀텔이 제공하고 있다는 이러한 신개념 서비스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2015년 설립된 핀텔은 고해상도 영상분석 기술을 통해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인공지능(AI) 전문기업이다.
기존 영상분석 기술과 다르게 고해상도 영상을 그대로 분석하는 유일한 영상분석 기업이라는 점이 핀텔이 내세우는 강점이다.
일반적으로 영상분석을 위해서는 연산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영상의 화질을 낮춰 분석을 진행한다. 반면 핀텔은 독자적인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해 고해상도 영상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해상도 영상분석이라는 핀텔의 독특한 사업 분야는 김동기 핀텔 대표이사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김동기 대표는 IT서비스 기업인 LG CNS에서 영상분석 분야의 경력을 쌓았다. 앞서 미국 플로리다 국제대학원에서 토목공학, 교통 전공 석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박사를 수료했다.
김 대표는 대학원에서 영상처리와 이미지분류 기술을 접하고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이 상업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2015년에 핀텔을 설립했다”며 “기존 머신러닝보다 더욱 정확한 인공지능을 접했을 때부터 정교한 시각지능으로 서비스를 구현한다면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창업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회사를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해상도 영상분석이 국가 연구과제에 포함되자 김 대표는 2016년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한 뒤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김 대표는 이날 핀텔의 상장 후 성장 전략에 대해 “고해상도 영상인식 기술로 인간의 눈을 대체해 스마트시티 전반에 시각지능을 공급하겠다”며 “단순한 객체 인식을 넘어서 눈과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업체가 되려고 한다”고 미래 포부를 밝혔다.
고해상도 영상분석은 미래형 도시인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 차량의 필수조건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해상도가 높을수록 기존 영상분석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차량의 번호, 차종, 돌발 상황 등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시티 시장이 2020년(11조2천억 원)부터 2024년(36조 원 추정)까지 연평균 33.9%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핀텔은 정부의 영상분석 프로젝트에 핵심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핀텔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연간 매출 성장률 100.7%를 기록하는 등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연간 매출은 82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매출 186억 원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0년 8억4천만 원, 2021년 8억5천만 원의 적자를 내고 있지만 2023년부터는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핀텔은 설명했다.
핀텔은 10월 중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현재 영업실적이 미미하더라도 기술평가를 통해 일정 이상의 평가 등급을 획득해 성장성을 인정받은 기업에게 상장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핀텔은 상장을 통해 150억 원~178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공모자금은 우수한 연구인력 확보와 판매확대에 따른 운영자금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모주식 수는 200만 주로 모두 신주로 발행한다. 1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7500~89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747억~886억 원이다.
핀텔은 이날부터 5일까지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