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마이크론의 메모리반도체 제품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부동의 점유율 1, 2위를 지키고 있는 세계 D램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마이크론이 D램 공정 기술력을 고도화한 데다 수익성도 높아지는 등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대만 디지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미국 마이크론이 D램 시장에서 최근 이뤄낸 기술 발전 성과를 앞세워 상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마이크론의 D램 미세공정 기술이 이미 한국 반도체기업들을 모두 앞섰고 수익성 격차도 좁히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마이크론은 15나노 미세공정 기반의 DDR5 규격 D램을을 양산해 공급하고 있으며 차세대 14나노 공정 D램 양산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6개월 이상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12나노 및 11나노 D램 양산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마이크론에 빼앗긴 기술 우위를 되찾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이는 쉽지 않은 목표로 꼽힌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기존의 공정 발전 속도와 비교해 12나노 D램 상용화가 1년 이상 늦어지는 이유를 확실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는 사이 마이크론은 12나노 D램 양산 시기를 확정하고 11나노 공정 도입 목표도 발표하는 등 삼성전자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앞서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해당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지만 아직 마이크론과 같이 도입 시기를 정식으로 발표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D램 공정 발전 성과에 침묵하는 사이 마이크론은 투자자들을 향해 최신 공정 도입과 수율 확보에 자신감을 나타냈다”며 “어떤 회사의 성과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지 명확하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1분기 기준 세계 D램시장에서 44%의 점유율로 압도적 선두를 차지하며 과점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충분한 수익성을 거두지 못한다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메모리반도체사업에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3~10%포인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메모리반도체 이미지. |
삼성전자는 D램시장에서 마이크론과 비교해 두 배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자연히 고객사와 가격 협상이나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절감 등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여야 한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수익성에는 이런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극복하고 수익성면에서 삼성전자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것은 D램 미세공정 기술 발전을 통한 성과가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은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여 고객사 수요 증가에 기여할 수 있는데다 생산 원가도 절감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 시장 점유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반면 뚜렷한 기술 우위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수익성 경쟁에서 더욱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의 추격을 방어하는 길은 D램 미세공정 기술 발전과 상용화에 더 속도를 내는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반도체 가운데 D램뿐 아니라 낸드플래시시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낸드플래시 핵심 공정인 3D낸드 기술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서 나가면서 시장 지위 강화와 수익성 개선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인 메모리반도체에서 마이크론의 추격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미세공정 발전 지연이 앞으로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점유율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을 앞서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반도체시장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어떤 산업에서든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점유율을 늘리는 일은 지속가능한 전략으로 자리잡기 어렵다”며 “시장 지배력이 수익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