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25-07-11 09: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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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그룹이 원두 없이 커피를 만드는 기업에 투자한다.
신세계그룹의 기업형벤처캐피탈 시그나이트는 11일 대체커피 브랜드 ‘산스’를 운영하는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 웨이크에 프리A 단계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 신세계그룹의 기업형벤처캐피탈 시그나이트가 대체커피 브랜드 ‘산스’를 운영하는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 웨이크에 투자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 익선동에 있는 산스 매장. <시그나이트>
산스는 국내 최초로 원두 없이 커피의 맛과 향을 유사하게 구현한 대체커피 브랜드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대체커피 전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웨이크는 ‘5대 멸종위기 작물’로 지정된 원두 대신 기후변화와 무관하게 어느 나라에서도 하우스 재배를 할 수 있는 대추씨와 치커리 뿌리, 보리 등의 12가지 원료를 조합해 아메리카노와 유사한 대체커피를 개발했다.
이 대체커피는 커피 전문가들에게 “커피의 맛과 향, 질감까지 완벽히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있다는 것이 시그나이트의 설명이다.
시그나이트는 △글로벌 대체 커피 시장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든 국내 대체 커피 시장을 토종 브랜드인 산스가 빠르게 선점하고 있는 점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제품력과 기술력, 브랜드 콘셉트를 지닌 점 등에 주목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
시장 조사기관 메티큘러스리서치 발간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대체커피 시장은 올해 162억1천만 달러(약 22조27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2032년에는 240억5천만 달러(약 33조375억 원)까지 증가하며 연평균 5.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시그나이트는 라이프스타일을 혁신하는 기술 기반의 뷰티, 패션, 리테일, 푸드, 헬스케어 분야의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산스의 대체커피를 봤을 때 카페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혁신적이고 건강한 대체재라는 판단을 내렸으며 이에 투자하는 것은 글로벌 웰니스 트렌드에 부합한 전략적 투자라는 것이 시그나이트가 내린 판단이다.
시그나이트는 지속가능한 투자라는 점도 이번 투자의 의미로 꼽았다. 최근 이상 기후에 따른 원두 생산량 감소, 원두 재배와 운송 과정에서의 물 소비량과 탄소 배출 문제가 심화하면서 지속가능한 대체 기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그나이트가 넣는 투자금은 산스의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과 추가 연구·개발, 미국 등 해외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된다.
김주영 시그나이트 책임심사역은 “대체커피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와 같이 기술을 통해 시장의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며 “잠재력 있는 국내외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를 이어가며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훈 웨이크 대표는 “시그나이트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산스를 대체커피의 대명사로 만들고 커피 시장의 제3의 물결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