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해 1450원에 육박하면서, 주요 부품 수입 비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3분기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구입한 원재료 비용은 52조5743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5.7% 증가했다. 이는 환율이 연초 대비 상승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며 달러화로 결제하는 스마트폰 부품값도 크게 올랐다”며 “반도체와 달리 스마트폰은 원가에서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환율 상승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갤럭시S 시리즈의 출고가 대비 제조 원가는 40%에 육박한다.
퀄컴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갤럭시S25 시리즈는 전작과 달리 퀄컴으로부터 모바일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전량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삼성전자 자체 AP 엑시노스가 원가 절감 효과와 더불어 퀄컴과 AP 가격 교섭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엑시노스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탑재가 어려워졌다. 전작 갤럭시S24에 들어갔던 엑시노스2400은 스냅드래곤8 3세대 대비 60달러 이상 저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갤럭시S25에 탑재되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는 전작인 스냅드래곤8 3세대보다 20~30%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주요 부품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음에도 공급망 다각화, 자원투입 효율화 등을 통해 두 자릿수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실제 MX사업부는 2020년 11.5%, 2021년 12.5%, 2022년 9.4%, 2023년 11.6%의 영업이익률을 냈다.
하지만 부품가격 상승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0%대 영업이익률 유지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S25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갤럭시S24에서 이미 울트라 모델과 512GB 일반/플러스 모델 가격을 소폭 인상한 만큼 연속으로 가격을 올리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S25 시리즈 판매 목표를 1480만 대로 설정하며 전작 대비 300만 대가량 목표 판매량을 상향 조정했는데, 가격을 높이면 판매량이 줄어든다는 점도 고민 거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MX사업부 수익성이 악화하면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사업부도 최근 메모리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당초 기대만큼 수익성을 내기 쉽지 않은 환경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최근 삼성전자의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은 삼성전자 전사 실적에서 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은 DS부문과 MX사업부 모두에게 도전적인 한 해 될 것”이라며 “MX사업부는 부진한 전방 수요와 부품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압박 가능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