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4-11-14 16:02:39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연임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에 몰리고 있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롯데칠성음료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지 않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연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연임과 승진에 성공한 이후 롯데칠성음료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서는 박윤기 대표가 내년에도 롯데칠성음료의 지휘봉을 잡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박 대표가 안고 있는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다. 롯데칠성음료 대표에 오른 이후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지만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이 줄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국내 식품기업 가운데 8번째로 ‘연매출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 4조 원 돌파가 유력하다. 롯데칠성음료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조101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3조 원을 넘었을 때도 영업이익은 2022년과 비교해 5.5%가 감소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3% 줄었다.
주류 부문뿐만 아니라 롯데칠성음료 주력인 음료 부문에서도 영업이익이 부진하다는 점에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음료 부문 영업이익은 24.7%, 주류 부문 영업이익은 24.5%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의 부진은 주류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실적과 비교해볼 때 더욱 도드라진다.
하이트진로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70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61.8%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8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8.5% 늘었다.
경쟁사 실적이 늘었음에도 롯데칠성음료의 수익성이 후퇴했다는 것은 박윤기 대표에게 뼈아플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소주 시장과 맥주 시장 점유율에서 모두 하이트진로에 밀리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을 확대하기 녹록치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점유율을 늘리려면 판매관리비를 더 써야 하는데 이러면 영업이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는 3분기까지 누적 광고선전비로 하이트진로보다 204억 원을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하이트진로는 광고선전비를 20.9% 줄인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25.5% 늘린 점이 롯데칠성음료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3분기까지 누적 판매촉진비에 있어서도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4% 늘렸지만 하이트진로는 31.7% 줄였다.
▲ 일각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소주 시장과 맥주 시장 모두에서 하이트진로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판관비가 더 투입될 가능성이 높고 영업이익에 있어서도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올해 영업이익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마케팅 비용 효율화를 꼽았지만 롯데칠성음료는 시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주류 부문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시장 경쟁 심화 때문에 판매관리비를 더 써야 한다면 롯데칠성음료의 수익성은 계속 뒷걸음질할 수밖에 없다.
판매관리비 확대가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리라 장담하기 힘든 것도 현실이다. 소비자들은 기존에 마시던 술을 계속해서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경쟁사 점유율을 뺏어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 주류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