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과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이 삼성그룹 사장단 연말 인사를 앞두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 사장과 김 사장 모두 삼성생명과 삼성카드의 실적이 양호하고 수익 다각화를 위한 작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어 사장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삼성생명-전영묵 삼성카드-김대환, 이재용 '뉴 삼성' 핵심 역할 이어갈까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왼쪽)과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이 이재용 회장의 '뉴 삼성'에서 핵심 역할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4일 금융업계 안팎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이후 새로운 분위기에서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연말인사가 진행되는 만큼 금융계열사 사장단에도 어느 정도의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에 오르면서 최우선 가치로 꼽은 것은 ‘인재’였다.

이 회장은 10월27일 취임사를 갈음해 사내게시판에 올린 ‘미래를 위한 도전’이란 글에서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할 때다”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부회장 때부터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는데 회장 취임 일성으로 도전과 새로운 인재를 강조했다.

올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도 교체 폭이 커지거나 조직 쇄신을 위한 깜짝 인사 발탁가 이뤄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도 유임이 예상됐던 최영무 삼성생명 사장이 물러나고 삼성자산운용 대표로 외국계 증권사 출신인 서봉균 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장을 선임되는 깜짝 인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그동안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출신이 주로 올랐던 자리였기 때문에 금융업계에서는 이러한 인사를 파격으로 보았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가운데 내년 3월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전 사장과 김 사장이 대상이 될 수 있으나 교체보다는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는 관측이 금융업계에서 나온다. 

일단 두 사장이 이끌고 있는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모두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전 사장이 취임한 첫 해인 2020년 삼성생명은 전년 대비 30.3% 순이익이 증가했다. 2021년 순이익도 2020년과 비교해 16.6%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의 순이익이 63.5% 급감하기는 했지만 이는 2021년 1분기 삼성전자의 특별배당 기저효과 때문으로 2분기 순이익만 놓고 보았을 때에는 전년 대비 102.8% 증가했다.

삼성카드도 김 사장이 취임한 첫 해인 2020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5.98% 증가했다. 2021년 순이익도 2020년과 비교해 38.2%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게다가 전 사장과 김 사장 모두 삼성생명과 삼성카드의 수익 다각화를 위한 작업에 공을 들이며 성과를 내고 있어 사업 추진의 연속성을 고려할 때 유임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전 사장은 올해부터 자산과 건강을 연계해 고객의 삶 전반에 걸쳐 종합솔루션을 제공하는 새 사업모델인 ‘건강자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건강관리와 노후대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신사업이다.

전 사장은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새 보험상품을 개발해 내놓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강관리앱 ‘더헬스’도 출시했다.

이외에도 수익원을 다양화하기 위해 9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과 협약을 맺고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했으며 부동산 보유자산을 기반으로 리츠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4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가 내놓은 통합플랫폼 ‘모니모’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모니모는 김 사장이 이끄는 삼성카드가 중심에 서고 삼성화재,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이 투자금을 분담하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가 금융당국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모니모를 통해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이끌어 내며 극복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는 삼성생명의 암 입원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한 징계 등으로 현재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전영묵 사장은 자산운용 실력이 뛰어나고 경영관리도 능숙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964년 태어나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생명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자산PF운용팀장,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장을 지냈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2020년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김대환 사장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금융일류화추진팀을 거친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1963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삼성생명에 입사해 마케팅전략그룹 상무, 경영지원실 상무, 경영지원실장 전무,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등을 거쳐 2020년 삼성카드 대표이사에 올랐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