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SK바이오사이언스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이 무난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여 아스트라제네카와 위탁생산계약을 맺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도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옥스퍼드대학교와 공동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이 임상2상과 임상3상 중간평가 결과에서 최대 90%, 평균 70%의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예방효과만 놓고 보면 다른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보다는 못하지만 가격이 더 싸고 보관과 유통이 쉽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지하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유통과 보관이 편리하고 심각한 부작용 이슈도 없다”며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생산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수혜의 규모가 달라지겠지만 세계에 백신 위탁생산기업으로 위상을 높일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되는 등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톡톡한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에 진입하며 진척을 보인 점도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 ‘NBP2001’의 임상1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안재용 대표는 ‘제2 SK바이오팜’이 될 수도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에 어깨가 무거웠는데 짐을 약간을 덜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바이오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위탁생산을 함께 추진해온 데다 같은 SK그룹 계열사인 SK바이오팜이 올해 7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안재용 대표는 이 기세를 몰아 2021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최대한 준비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추진하는 사업이 모두 순항하는 만큼 상장을 추진하기에도 적기라는 시선이 많은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탠다.
특히 올해 안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LG화학배터리사업부(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등 공모규모가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는 ‘대어급’ 기업공개가 2021년 2분기 뒤 추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상장 예비심사에는 보통 2개월 정도가 걸린다. 카카오뱅크 등과 직접 대결을 피하고 기관투자자 수요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최대한 서두를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10월 무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액면분할 추진을 앞두고 있다.
대개 비상장사가 무상증자에 이어 액면분할을 실시하는 것은 상장을 위한 마지막 작업으로 받아들여진다.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을 잇따라 실시하면 주식의 발행총수가 확 불어나기 때문이다. 주식의 발행총수가 불어나면 유통되는 주식 수는 늘지만 주식의 액면가는 줄어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0월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주식 분할안건 등을 의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의 자회사로 2018년 7월 SK케미칼의 백신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세워졌다. 2020년 3분기 말 기준 SK케미칼이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