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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차등요금제 윤곽 보여, 한전 '두 마리 토끼' 잡기 기대감 커진다

조경래 기자 klcho@businesspost.co.kr 2026-02-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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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지역별 차등요금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가 산업용 요금에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우선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전력은 기업 고객 잡기와 재무 개선에 모두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 차등요금제 윤곽 보여, 한전 '두 마리 토끼' 잡기 기대감 커진다
▲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지역별 차등요금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5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역별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구체화하기로 하면서 한전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지역별 차등요금제는 지역별 전력 수급 여건과 송전 제약을 반영해 한전의 전력구매가격을 차등 적용하는 제도다.

한전 입장에서는 평균 전력구매가격이 낮아질 수 있어 제도 도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전으로서는 전력구매가격 하락이 원가 절감으로 이어져 재무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 전력망 혼잡 비용 차이가 전력구매가격에 반영되면서 지역별 가격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제도 설계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혼잡비용은 비수도권에서 생산된 저가 발전전력이 송전선 용량 부족으로 수도권에 충분히 전달되지 못할 때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전국이 단일 체계로 묶여 있는 현재 구조에서는 수도권에서 혼잡비용이 붙더라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발전사 모두 동일한 전력구매가격을 적용받는다. 

반면 지역별 차등요금제가 도입되면 비수도권 전력을 더 낮은 가격에 조달할 수 있어 송전 혼잡에 따른 초과 비용 부담을 한전이 덜 수 있다.

이후 송전망 확충으로 송전 제약이 해소되면 비수도권의 저가 발전전력이 수도권으로 원활히 공급돼 전체 전력구매가격이 하락하고 한전의 전력구입비 감소 효과도 이어진다.

다만 산업계에서는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구체화 하는 과정에서 함께 거론되는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두고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부 낮 시간대 인하, 저녁·밤 시간대 인상을 중심으로 한 시간대별 요금제 도입을 함께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철강·석유화학 등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업종의 경우 야간 가동 비중이 큰 만큼 전기요금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최근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며 수익성이 악화된 철강·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요금 체계 개편이 비용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1kWh(킬로와트시)당 185.5원으로 중국(약 127원)보다 약 46% 높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 관련해 지역별 요금제가 도입되면 이와 관련한 우려가 일부 해소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지역별 차등요금제 윤곽 보여, 한전 '두 마리 토끼' 잡기 기대감 커진다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 관련해 지역별 요금제가 도입되면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가 일부 해소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사진은 지난 1월26일 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 기후부 기자실에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추진 방향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 장관은 산업용 요금제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지역별 요금제로 지방 이전을 유도할 수 있는 유인 요소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지역별 전기요금 차이를 구체적 수치로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전남 신안군에서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한다고 가정할 때 전기요금을 얼마나 차등할 수 있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대략 1kWh당 10~20원 수준”이라고 답했다.

지역별 차등요금제가 한전에서 이탈하는 기업들을 붙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6월 LG화학이 전력 직접구매(전력 직구)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20여 개 기업이 전력 직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의 산업용 전력 판매수입은 50조9712억 원에 이른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가 추산한 한전의 올해 매출이 97조 원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산업용 전력 판매수입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에 주요 고객사 이탈은 한전으로서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한전은 2021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연료비가 급등하던 당시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전력요금을 동결했고 그 결과 누적 적자가 39조 원까지 불어나 재무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도 지역별 차등요금제로 기업 이탈을 막아야할 요인으로 꼽힌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신년사에서 “가장 핵심 과제인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고강도 자구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전기요금 현실화’의 불가피성을 정부와 국민에게 끈기 있게 설득해 지속 가능한 경영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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