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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친환경에너지 공급망에 서방국가 딜레마, 관세 장벽 높여도 의존 탈출 불가능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6-02-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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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친환경에너지 공급망에 서방국가 딜레마, 관세 장벽 높여도 의존 탈출 불가능
▲ 중국 안휘성에 위치한 전기차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국가들이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산업 성장을 견제하고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이미 글로벌 공급망을 사실상 독점한 만큼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15일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중국산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산업과 경쟁하는 동시에 의존을 줄여야 하는 쉽지 않은 딜레마를 안고 있다.

특히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중국에 맞설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해나가던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산업 기반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논평을 내고 "중국의 친환경 기술 지배력은 국제 무역 환경에 큰 문제로 여겨져 왔다"며 "하지만 보호무역을 앞세워 이를 견제하는 데 그친다면 에너지 전환에 뒤처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2018년부터 무역법 제201조를 통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태양광 셀과 모듈에 관세를 부과했다. 해당 조치는 2022년에 바이든 정부가 연장하면서 2026년 2월6일까지 적용됐다.

관세율은 초기에 30%였으나 단계적 완화를 거쳐 지난해에는 15%까지 낮아졌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해부터 태양광 관세를 연장하기 위한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무역법 제232조에 근거한 조사를 개시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4월부터는 동남아에 위치한 중국 기업들의 태양광 공장에서 생산된 태양광 셀과 모듈에 추가 관세를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유럽연합은 2024년 10월부터 보조금 부과 정도를 통해 조정되는 상계관세를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고 있다. 태양광 제품의 경우 에코디자인 규제, 에너지 라벨링 등을 통해 수입량을 제한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태양광 제품과 전기차, 배터리 등 대표적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 자국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다.
 
중국 친환경에너지 공급망에 서방국가 딜레마, 관세 장벽 높여도 의존 탈출 불가능
▲ 중국 간쑤성 진타현에 위치한 태양광 발전소 모습. <연합뉴스>

다만 중국산 제품이 이미 서방 국가에서 절대적 시장 지배력을 차지한 만큼 의존도를 낮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해 6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전기차, 태양광, 풍력 터빈, 배터리, 전해조, 히트펌프 등 6대 친환경 에너지 제품 글로벌 생산량의 약 70%를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등이 올해 초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 양극재의 약 75%, 음극재의 약 90%는 중국에서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선진국들의 경제 구조를 고려하면 중국산 제품과 맞설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중국은 정부가 주도해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한 데 이어 낮은 임금을 활용해 판매 가격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타임은 "중국의 강력한 제조 역량이 가격 인하를 주도해왔다"며 "태양광 모듈 가격은 2010년 이후 약 90% 하락했고 리튬 이온 배터리 가격은 80~90%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2024년 한 해에만 친환경 기술 개발 및 생산에 6천억 달러(약 880조 원)가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보조금을 폐지한 미국이나 적자 재정으로 보조금 확대가 어려운 유럽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다니엘 그로스베너 영국 딜로이트 에너지 및 자원 전문가는 포춘과 인터뷰에서 "유럽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저렴하고 풍부하며 안정적인 에너지"라며 "유럽 경제 전반은 자체적인 재생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하기보다는 에너지 확보를 통해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선진국들이 중국을 상대로 제조업 역량을 구축하려면 페로브스카이트 등 지금보다 발전된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데이비드 워드 영국 태양광 기업 옥스포드PV 최고경영자는 포춘을 통해 "중국 제조사들은 저렴한 가격 때문에 오히려 팔면 팔수록 손실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유럽이) 더 나은 비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이제 태양광 패널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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