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리 기자 nmile@businesspost.co.kr2025-08-21 17: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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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오픈런’ 성지 명성을 잃은 도넛 브랜드 노티드가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재도약에 나선다.
노티드를 운영하는 GFFG는 지난해 국내 고객 접점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대중 브랜드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하지만 출점 과정에서 수익성 악화를 가져왔고, 이준범 GFFG 대표이사는 사업 확장의 축을 해외로 옮기는 등 성장 전략을 전면 수정하게 됐다.
▲ 노티드가 사업 확장의 축을 해외로 옮기는 등 성장 전력을 바꿔 재도약에 나선다. < 비즈니스포스트 >
21일 GFFG에 따르면 회사는 국내 가맹사업 진출을 통해 공격적 확장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기존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더 이상 신규 매장을 늘리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GFFG 관계자는 “노티드는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 품질 유지를 위해 국내 가맹사업을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했다”며 “현재 직영 매장의 안정적 운영과 수익성 확보 등 브랜드 본질 강화에 집중하며 내실 다지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맹사업이 재검토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올해는 국내에 직영점을 추가로 낼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GFFG는 작년 한 해 동안만 국내 직영점을 20개 늘리며 점포수를 기존 25개에서 45개로 불렸다. 지난해 말에는 가맹사업에 뛰어들어 확장세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을 세웠다.
노티드가 희소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외형 역성장세가 나타나자 오히려 고객 접점을 더 늘리며 한정판 이미지를 내려놓고 대중적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역발상 전략을 추진한 것이다.
GFFG 매출은 연결기준으로 2021년 399억 원에서 2023년 676억 원으로 약 70% 급성장했으나 지난해 매출 630억 원을 내며 전년대비 6.8% 역성장을 기록했다. GFFG는 사업부문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지만, 회사 매출 대부분을 노티드에서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쇼핑몰 센추리시티에 위치한 노티드 LA 1호점의 모습. < GFFG >
이 대표는 최근 이같은 기존 전략을 완전히 뒤집어 국내 출점을 중단하고 확장의 중심 축을 해외로 옮기기로 했다.
GFFG는 올해 하반기 LA 다운타운 아트 디스트릭트에 노티드 미국 2호점을 연다. 앞서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에 미국 직영 1호점을 개점했다.
또 8월 호주에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연내 시드니 1호점을 열기로 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은 기업이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현지기업과 계약을 맺고 가맹 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일단 노티드의 해외 사업은 순조롭게 첫발을 뗏다.
해외 첫 매장인 노티드 LA 1호점은 개점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 3만 명을 넘어섰다. 오전 10시 개장 이후 오후 2시 전후로 모든 도넛이 완판되는 사례가 이어지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매장 확장을 멈추는 대신 IP 사업을 통해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다. 노티드 사업 초기 성공에 핵심 역할을 했던 브래드 대표 캐릭터 ‘슈가베어’ IP(지적재산권)를 사용한 굿즈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노티드 자체 슈가베어 IP를 활용한 굿즈들을 기획·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오프라인 공간을 넘어 리빙, 패션, 뷰티, 키즈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서 브랜드 제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노티드의 기존 IP사업은 협업을 통해 파트너 브랜드 제품에 슈가베어 IP를 적용하는 등 단기성 프로젝트 성격이 강했다.
GFFG 관계자는 “고객과의 접점을 오프라인 매장에 한정하지 않고 일상 전반으로 확장함으로써 안정적 매출 구조를 확보하고 노티드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전략적 성장을 위해 국내 매장 확대보다는 기존 직영점의 효율적 운영과 해외 진출, IP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4년 수제버거 브랜드 ‘오베이’로 시작해서 다운타우너 등 외식 브랜드를 확장해 2017년 GFFG를 설립했다. 같은 해 출범한 노티드는 MZ세대 사이에서 ‘도넛 열풍’을 일으키며 급성장했다. 다만 GFFG는 노티드를 포함한 브랜드를 12개로 늘리는 등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2024년까지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저수익 브랜드를 정리하는 효율화 작업 끝에 현재는 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