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은행의 해외법인 실적 가운데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성과가 눈에 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해외법인 성적표가 공개된 가운데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성과에 이목이 쏠린다.
글로벌 사업 강자 신한은행은 이번에도 단단한 이익체력을 증명했다. KB국민은행은 흑자 전환과 함께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시선을 끌었다.
19일 4대 은행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 37곳(KB뱅크 종속회사 제외)의 합산 순이익은 4382억 원이다. 2024년 상반기 3733억 원보다 17.4% 늘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순이익 3152억 원을 거뒀다. 4대 은행 해외법인 전체 순이익의 약 70%를 차지하는 압도적 성과다.
특히 자산 규모가 10조 원을 넘는 주요 해외법인 SBJ은행(일본)과 신한베트남은행(베트남) 두 곳에서만 2천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한 신한은행의 글로벌 경쟁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법인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와 미국 법인 아메리카신한은행이 각각 1년 전보다 134억 원, 107억 원 순이익을 늘린 점도 해외사업 실적을 뒷받침했다.
성장성에서는 KB국민은행이 돋보였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45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875억 원의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국민은행의 해외 실적은 캄보디아 법인 KB프라삭은행이 견인했다. KB프라삭은행은 상반기 1118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1년 전 552억 원의 두 배 수준으로 뛴 성적이다.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도 해외사업 실적에 힘을 더했다. KB뱅크는 손실폭을 지난해 상반기 1515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808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이며 회복세를 보였다.
KB국민은행의 성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흑자 전환에 그치지 않는다.
▲ 해외법인 실적이 리딩뱅크 경쟁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그동안 해외사업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던 KB국민은행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앞으로 해외사업 판도를 흔들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매년 ‘리딩뱅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한다. 올해 상반기 두 은행의 순이익 격차는 225억 원에 불과하다. 해외사업 성과 역시 리딩뱅크 경쟁의 변수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해외법인 실적은 주춤했다. 두 은행은 각각 11곳으로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가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하나은행 449억 원, 우리은행 3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35.9%, 65.6% 줄어든 수치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