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CJ대한통운이 인공지능(AI)·로봇 기술 기반의 디지털 물류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자동화 시스템을 국내외 물류 거점에 확대 적용하며, 단기 실적 부진을 씻고 구조적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자체 로봇과 인공지능(AI) 등 기술력을 적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국내외 물류 거점에 확대 적용하며, 단기 실적 부진을 씻고 구조적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CJ대한통운 > |
11일 CJ대한통운 안팎의 취재를 종합하면, 신 대표가 자동화·무인화 기술을 해외 물류 거점에 도입하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고객사 물류 효율 증대를 위해 기술검증, 생산성 효과 등이 증명된 자체 물류 기술·시스템을 해외에도 적극 이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7월에는 중국 상하이 크록스 물류센터에 회사가 자체 개발한 로봇 분류 시스템 ‘MAAS’(Mini AGV Assorting System)를 도입했다.
MASS는 무인운반차(AGV)가 물류센터 내에서 상품을 자동으로 운반·분류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컨베이어벨트 기반 분류 시스템과 달리, 유연성과 확장성이 뛰어나고, 공간 효율성이 높아 다양한 주문 패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상하이 크록스 물류센터는 MASS 도입으로 물류 효율이 기존 대비 배 이상 향상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중동에서도 물류 자동화 시스템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인근에 연면적 1만8천 제곱미터, 하루 1만5천 상자를 처리하는 규모의 대형 풀필먼트센터인 ‘사우디 글로벌디스트리뷰션센터(GDC)’를 구축하고 하반기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사우디 GDC는 보관, 재고관리, 포장, 출고 등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첨단 시스템을 도입, 중동 이커머스 물류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CJ대한통운은 이달 중국 상하이 크록스 물류센터에 자체 개발한 로봇 분류 시스템 ‘MAAS’를 적용해 물류 자동화를 실현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 크록스 물류센터 내부 모습. < CJ대한통운 > |
CJ대한통운의 실적은 최근 다소 주춤하다.
2025년 1분기 매출은 2조992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54억 원으로 21.9% 감소했다. 2분기에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택배 물동량이 감소와 택배 단가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 대표는 어려운 시기를 맞아 전사적 물류 자동화를 강조하고 있다. 물류 자동화를 통한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신 대표는 올해 3월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초격차 물류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3자 물류(3PL)사업 강화, 계약물류(CL) 부문의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물류 자동화 시스템은 물류창고 공간과 인건비를 줄이고, 도난 방지가 감소하는 등 다양한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또 로봇 유지보수 감소, 물류 안정성 확보, 재고 관리 등 비정량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장점이 있다.
CJ대한통운은 현재 인천 GDC에서도 자동화 시스템 기업 오토스토어와 협업해 물류 자동화를 수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오토스토어 시스템을 도입한 다섯개 기업의 경제적 효과가 모두 합쳤을 때 약 156억 원에 달했다.
SSG닷컴 등 주요 고객사들도 CJ대한통운의 제3자 물류(3PL)을 이용하며 물류 운영원가를 상당 부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는 하반기 물류 자동화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 성장과 함께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에 따라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물류 거점들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있었다”며 “정부의 내수 진작책과 시장 점유율 회복 흐름에 따라 하반기에는 실적 반등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