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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 가전 심장을 가다/르포] LG전자 인도 가전 1위의 시작 '노이다 공장', 28년 역사에도 여전히 성장 중

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 2025-07-1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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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 가전 심장을 가다/르포] LG전자 인도 가전 1위의 시작 '노이다 공장', 28년 역사에도 여전히 성장 중
▲ 1997년 LG전자가 인도 시장에 첫 진출하면서 설립한 뉴델리 인근 노이다 가전 생산공장 내부 모습. 지난 8일(현지시각) 방문한 공장에선 육중한 굉음을 뿜는 기계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리는 가운데 생산 직원들이 자동화된 생산라인에 각각 달라붙어 가전 제품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노이다(인도)=비즈니스포스트] "세계에서 LG전자 위상이 이렇게 높은 곳은 없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대부분 가전에서 인도 시장 1위를 하고 있으니 국민 브랜드가 맞다고 생각한다."

지난 8일 LG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을 방문한 기자에게 정용찬 인도 법인 노이다 생산법인장은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공언한 '인도 국민 브랜드'로 이미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넘쳐나는 수요를 반영하듯 노이다 공장은 완공 후 28년이란 시간이 무색하게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주르르 흐르던 외부와 비교해 공장 내 직원들은 쾌적한 환경 속에서 각자 생산라인에 달라붙어 일사분란하게 가전 제품을 조립하고 있었다.

공장 현대화를 위한 자동화 시스템도 상당 부분 구축돼, 분주한 노동자 사이에 그려진 노란 선을 따라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며 작업을 하고 있었다. 또 천장에는 생산과 운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공중 레일이 돌아가며 공장 내부 물류를 자동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공장을 채우는 육중한 굉음을 뿜는 기계 소리에도 자동화와 효율화가 이뤄진 공장은 오히려 안정감을 줬다. 또 이미 생산라인과 기계들로 꽉찬 공간 한켠에는 생산능력을 더 늘리기 위한 설치 작업까지 진행되고 있었다.

◆ 인도 가전 10대 중 3대는 LG전자 제품, 현지화 전략으로 인도 국민 브랜드에

1997년 LG전자 인도 법인 설립과 함께 가동에 들어간 노이다 공장을 지난 8일 방문했을 때, 현지 공장 관계자들은 LG전자가 인도 가전 시장에서 쌓아온 위상을 설명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앴다.

시장조사업체 레드시어리포트(Redseer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전자는 세탁기 33.5%, 냉장고 28.7%, TV 25.8% 인버터 에어컨 19.4% 등 주요 가전제품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 인도 가전 심장을 가다/르포] LG전자 인도 가전 1위의 시작 '노이다 공장', 28년 역사에도 여전히 성장 중
▲ LG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 관계자들이 지난 8일 방문한 기자(가운데)에게 생산라인 자동화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LG전자 >

특히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보면 드럼세탁기 36.5%, 양문형냉장고 38.3%,  OLED TV 58% 등으로 점유율은 더욱 높아진다.

실제 지난해 LG전자 인도 법인은 매출 3조7910억 원, 순이익 331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각각 14.8%, 43.4% 늘어난 것이다. 올 1분기에는 매출 1조2438억 원, 순이익 12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0%, 33.1% 증가했다.

LG전자 인도법인 성공의 가장 큰 원인은 LG전자 인재들이 추진한 현지화 전략이 꼽힌다.

첫 인도 시장 진출 이후 28년 동안 LG전자 인도법인에서 근무했던 인재들은 현지화에 집중했다. 현재 LG전자는 인도 전국에 51개의 지사와 780여 개가 넘는 브랜드숍, 900개를 훌쩍 넘는 애프터서비스(AS)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정 생산법인장은 "오랜 시간 걸쳐 쌓아온 인프라는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라며 "28년 역사를 되짚어보면 굵직한 인재들이 인도에 와서 사업 기반을 닦았다"고 말했다.
 
◆ 28년째 계속 설비규모 늘어나는 노이다 공장, 자동화로 10초에 에어컨 한 대 '뚝닥'

LG전자는 현재 인도 북부에 노이다, 중서부에 푸네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6억 달러(약 8400억 원)를 투자해 남동부 스리 시티에 3번째 공장을 건설 중이다.

정 생산법인장은 "노이다 공장은 28년이 됐지만, LG전자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전 세계 생산역량평가에서 매번 3위 안에 들고 있다"며 "특히 생산시설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자동화·효율성을 추진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실제 노이다 공장은 생산 효율화와 자동화를 통해 28년 된 공장의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었다.

이상 기온으로 섭씨 40도를 웃돌 때가 많은 인도 현지 수요를 반영하듯, 에어컨은 10초가 채 되지 않는 시간에 1대 씩 생산되고 있었다. 이에 더해 노이다 공장 에어컨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올해 안에 한 대 당 생산 속도를 9초 대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컨과 실외기, 세탁기등이 제 모양을 갖추며 쏟아져 나오는 모습은 걷는 속도로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포장까지 완벽히 마무리돼 운송되는 모습은 최적화한 생산라인 운영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있었다.

게다가 노이다 공장은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해 냉장고, 생산라인을 유연하게 운영하도록 설계돼 있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에어컨은 비수기에 한 달에 1만5천 세트, 성수기에는 12만 세트가 생산된다"며 "다른 생산 라인과 성수기와 비수기에 맞춰 유동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인도 가전 심장을 가다/르포] LG전자 인도 가전 1위의 시작 '노이다 공장', 28년 역사에도 여전히 성장 중
▲ 인도 뉴델리 시내에 위치한 LG전자 브랜드 숍에서 소비자들이 인도 현지 특색을 반영한 다양한 에어컨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노이다 공장의 생산 속도는 LG전자의 전 세계 공장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또 오래된 공장이지만 자동화 비율은 50%에 육박하며, 매년 2~3%씩 자동화율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인건비가 싼 인도 특성상 자동화 전환은 비용 측면에서 쉽지 않은 일임에도,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부품들을 활용해 자동화율 상승을 이뤄내고 있었다. 

또 철저한 품질평가 시스템 구축을 통해 불량률은 0.7%까지 낮췄다.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간 제품들은 각자의 바코드를 달고 있었으며, 불량이 발생했을때 시스템이 자동으로 이를 감지해 해당 제품의 생산을 멈추도록 했다.

노이다 공장은 LG전자 인도법인의 첫 생산시설인 만큼, 현지 수요가 많아 가격 경쟁력이 필요한 가전 제품을 위주로 생산하고 있다. 아직 인도는 가전 보급률과 소득 수준이 낮아, 노이다에서 생산하는 저가 제품의 수요가 상당한 상황이다.

인도 국내총생산(GDP)은 매년 6% 이상 성장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1인당 GDP는 2900달러 수준이다. TV는 70%가 넘는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냉장고는 40%, 세탁기는 20%, 에어컨은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 관계자는 "가전 보급률이 낮다는 점을 반대로 생각하면 새롭게 발생할 가전 수요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며 "실제 노이다 공장은 매년 생산능력을 5~10%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 LG전자 인도 성공의 비결은 인재

비정규직을 포함해 3천여 명이 일하고 있는 노이다 공장은 28년 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산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었다. 또 현지 법인 인력들은 어떻게 하면 인도 소비자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LG전자 인도 법인은 차가운 음식과 음료를 꺼리는 인도인 특성에 맞춰 냉장실 용량을 키운 원 도어 냉장고, 냉동실을 아래에 배치해 자주 사용하는 냉장실 이용을 편리하게 만든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디자인에서도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반짝이고 화려한 취향을 적극 반영하고 있었다. 

인도 뉴델리 LG전자 브랜드숍을 방문한 현지 한 소비자는 “LG전자를 모르는 인도 사람은 없다”며 “과거 일본 브랜드가 가장 인기 있었지만, 지금은 LG전자 등 한국 브랜드를 가장 선호한다”고 말했다.

정 생산법인장은 노이다 공장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인재 유출’을 꼽았다. LG전자 인도법인이 현지 시장에서 워낙 성공하고 있어, 다른 가전 기업들이 자사 인력들을 빼가고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그는 "LG전자 인도법인이 마치 현지 가전 시장 ‘사관학교’처럼 돼버리면서, 상당수 인력이 빠져나갔다"며 "경쟁사 고위직은 상당수가 LG전자 인도법인 출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도 가전 국민기업으로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재 확보에 상당한 노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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