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 기자 smith@businesspost.co.kr2024-11-25 16: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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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소니가 일본 출판·영상·인터넷 콘텐츠 기업 '카도카와 그룹'을 인수하면, 일본 대표 게임 개발사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도카와 산하 대표 게임 개발사 프롬소프트웨어의 게임 배급을 소니 측이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반다이남코 엔터는 지난해 자회사 반다이남코 온라인이 출시한 대형 신작 '블루 프로토콜'이 실패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일본 게임 개발사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와 중국 IT기업 '텐센트'의 기업 이미지. <각사>
이와 달리 중국 IT기업 텐센트는 소니의 카도카와 그룹 인수에 따른 보유 지분 가치 상승, 블루 프로토콜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게임 개발로 오히려 반사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25일 게임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반다이남코 엔터는 최근 게임 사업에서 두 가지 악재에 직면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소니가 카도카와 그룹과 인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다이남코 엔터는 카도카와 그룹 산하 일본 개발사 '프롬소프트웨어' 게임을 해외 시장에 배급(퍼블리싱)해왔으며, 이를 통한 회사 수익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소니가 카도카와 그룹을 인수하면, 향후 프롬소프트웨어의 신작 유통을 반다이남코에서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로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날 반다이남코 엔터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경영이 악화한 자회사 반다이남코 온라인을 2025년 4월 1일부로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반다이남코 온라인은 2023년 회계연도(2023년 3월 기준) 순손실 82억100만 엔(약 745억2494만 원), 2024년 회계연도(2024년 4월 기준) 순손실 39억8천만 엔(약 361억6745만 원)을 기록하며 2개 회계연도 연속 적자를 냈다.
이같은 손실에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루 프로토콜' 실패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게임은 자체 IP 개발과 회사의 첫 '언리얼 엔진4' 기반 게임으로 개발에만 9년이 소요됐다.
게임은 초반에 동시접속자 수 20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하는 듯 보였으나, 빠른 속도로 이용자가 줄었다. 회사 측은 2023년 회계연도 재무보고서에서 "올해 출시된 온라인 게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반다이남코 엔터는 지난 8월28일 이 게임의 일본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자연스럽게 글로벌 출시 계획도 모두 취소했다.
반면 텐센트는 반다이남코의 사업 악화로 되레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텐센트는 2021년 10월29일 카도카와 그룹의 주식 486만2200주를 매입해 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프롬소프트웨어 지분도 16.25% 보유해 3대 주주다.
소니와 카도카와 그룹의 인수 진행 방식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게임 전문 매체 게임룩은 "텐센트와 소니는 개별적으로 지분과 관련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며 "텐센트가 프롬소프트웨어의 IP를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텐센트는 2023년 9월13일 반다이남코 엔터로부터 블루 프로토콜의 모바일 버전 개발 권한을 획득, PC·모바일 크로스 플랫폼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물론 블루 프로토콜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만큼, 같은 IP 게임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텐센트는 유명 IP를 장르는 유지한 채 모바일로 이식하는 프로젝트를 계속해 진행하고 있다.
미국 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모바일로 이식한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을 2019년 출시했으며, 일본 개발사 스퀘어에닉스의 MMORPG '파이널판타지14'와 일본 개발사 캡콤의 헌팅 액션 게임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