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시장 성장에 따른 전기차배터리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LG화학은 전기차배터리시장에서 세계 선두를 다투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뒷받침하기 위해 배터리소재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데스크리포트] 2월 기업 동향과 전망-화학 정유 방산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겸 LG에너지솔루션 이사회 의장.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배터리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상장을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주요 시장인 유럽 공략을 위해 대규모 공장 건설을 진행하면서도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배터리서비스사업을 통해 우회로를 찾는 데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서 벌이는 영업비밀 침해소송의 최종 판결일이 10일로 예정돼 있다. 미국 정가뿐 아니라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우려를 보이고 있어 막판 극적 조정이 이뤄질 지 시선이 쏠린다.

<화학 정유>

◆ LG화학 


'디스플레이 대신 모빌리티'.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첨단소재사업본부의 무게추를 모빌리티소재로 확실하게 옮기는 데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시장 확대에 발맞춘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안정적 소재 공급을 통해 전기차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애초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는 2020년 매출에서 디스플레이소재사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근소한 차이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과 전기차배터리용 양극재사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신 부회장은 올해 전기차배터리소재사업 육성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는 배터리 성능을 높이는 하이니켈계 양극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양극재 생산능력을 현재 4만 톤에서 2025년 17만 톤까지 확대한다. 이를 통해 양극재 내재화율을 현재 30% 수준에서 최대 50%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른 배터리소재에도 발을 넓힌다. 기존에는 양극재와 양극재에 들어가는 전구체만 생산했는데 앞으로 음극재 바인더(접착제), 전해액 첨가제, 방열 접착제 등 다른 배터리소재사업도 본격 육성하기로 했다. 자동차용 LCD편광판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배터리 외 모빌리티 소재사업도 본격화할 준비를 마쳤다.

신 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을 떼냈지만 LG화학 자체사업만으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사업 증설뿐 아니라 모빌리티 소재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이런 목표를 이뤄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 LG에너지솔루션

애초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은 2022년 이후로 전망됐다. 하지만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이 올해 전기차배터리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증설투자 경쟁을 펼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도 적극적 투자에 나서야 한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우량기업의 상장에 적용되는 ‘패스트트랙(신속 심사)’를 신청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트랙 절차를 밟으면 이르면 8월 안에도 상장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가치가 적게는 50조 원, 크게는 100조 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분할될 당시 방침대로 지분 20~30%만 공개해도 20조~30조 원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다.

상장할 시장이 한국 코스피일지 미국 나스닥일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상장 방식이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일지 LG화학의 배터리소재 투자를 위해 구주매출을 섞는 방식일지에도 눈길이 쏠린다.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라이벌 CATL을 따돌리고 전기차배터리 분야 세계 최강자로 갈 수 있느냐는 상장에서 얼마나 많은 자금을 확보하느냐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미국과 유럽과 함께 세계 3대 전기차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진출에도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기차배터리시장은 중국의 부품 국산화정책으로 중국 전기차배터리 제조사 CATL과 BYD, CALB 등이 내수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유럽과 미국에선 대규모 투자를 통해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중국에선 전기차배터리 재활용사업을 바탕으로 우회로를 뚫는 전략을 구사한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에서 배터리 재활용에서 전기차 부대사업까지 중국에서 배터리서비스사업을 확대할 채비를 갖췄다.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 산하 배터리 재사용기업인 블루파크스마트에너지(BPSE)에 지분투자를 진행해 배터리 렌털, 충전, 재사용, 재활용 등 배터리 전 생애주기를 사업모델로 하는 전기차배터리서비스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중국 현지기업과 함께 배터리서비스사업에서 협력관계를 형성하면 앞으로 중국 전기차배터리시장 진출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일본 화학업체 JSR의 합성고무(엘라스토머)사업부문을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케미칼을 통해 JSR의 합성고무사업부문을 인수한다면 롯데그룹의 모빌리티소재시장 진출 속도를 더욱 앞당길 수 있다.

JSR의 합성고무(엘라스토머) 사업부문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히는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을 비롯한 합성고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는 고기능성 친환경 제품으로 불린다. 

기존 합성고무보다 10%가량 비싸지만 마모성을 줄이고 제동력을 높이며 연비도 개선하는 등 성능을 크게 향상하고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량을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이미 신 회장은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를 생산하는 합작법인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 설립을 통해 모빌리티소재시장 진출을 추진한 바 있지만 타이어 제조사의 인증을 받는데 시간이 걸리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글로벌 주요 타이어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JSR을 롯데케미칼이 인수하면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가 타이어 제조사들의 까다로운 제품 인증 장벽을 넘는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GS칼텍스

GS칼텍스가 주유소를 활용한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주유소 미래사업으로 드론배송, 전기차 충전, 세차사업, 카셰어링사업 등에 발을 뻗고 있으며 공유오피스와 근린생활시설 등 자체 주유소 부지를 상업용 부동산으로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주유소 신사업은 기존 정유 매출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지 않아 사업구조 변화나 이익기여 차원에서는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전국 385개의 직영주유소는 현재도 자산가지차 1조 원대 중반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주유소 신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면 자산가치는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GS칼텍스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올레핀 양산을 앞두고 대규모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직영주유소를 투자재원 조달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방산>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월 초 지분 투자를 결정한 쎄트렉아이와 소형위성사업에서 중장기적으로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쎄트렉아이는 국내를 대표하는 위성개발업체로 꼽히는데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쎄트렉아이와 협력을 통해 소형위성을 직접 만드는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고체연료를 이용한 민간의 위성발사가 가능해진 만큼 국내 민간기업의 위성사업 진출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위성발사체의 로켓엔진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나 위성을 직접 만든 경험은 없다. 하지만 쎄트렉아이와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한다면 기존의 항공엔진 제조역량 등을 바탕으로 위성본체를 만드는 종합 위성개발업체로 발전할 기반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에어택시와 저궤도 위성안테나를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택시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상용화하면 도심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저궤도 위성안테나는 인공위성을 통해 지구 안 어디서든 고품질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특히 저궤도 위성안테나는 항공기와 초고속 기차, 선박은 물론 자율주행차 등으로 쓰임새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화시스템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방산, 통신, 레이더 기술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6월 영국의 위성안테나업체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해 저궤도 위성안테나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330억 원을 들여 미국 위성안테나업체 ‘카이메타’의 지분 9.11%를 취득하며 위성안테나사업을 더욱 강화했다.

한화시스템은 방산에서 올해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에어택시와 저궤도 위성안테나사업은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를 더욱 높이는 주요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