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2월 기업 동향과 전망-하나금융 우리금융 NH금융

▲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금융지주들 가운데 2월 가장 바빠질 곳은 단연 하나금융지주다.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 선임절차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2월 둘째 주 설이 끼어있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회장후보 추천위원회가 소집될 수도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손병환 회장과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의 행보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들 가운데 디지털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이 보수적이고 올드한 색채를 지닌 지주와 은행을 스마트하게 바꿔낼지 주목된다.

여느 은행과 마찬가지로 우리금융도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은행부문 의존도가 높지만 비은행부문을 확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데이터사업을 비롯한 디지털 신사업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 하나금융그룹, 다음 회장 선임 이어 사장단 인사

- 2월 초에 포스트 김정태 회장시대를 열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 선임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까운 회장 선출 과정을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는 2015년 2월6일 회장후보자군을 선정하고 그달 16일 최종 후보자군을 추렸다. 최종후보가 김정태 현 회장으로 결정되고 연임이 확정된 건 24일이었다. 김 회장의 재연임은 2018년 1월22일 최종 결정됐다. 당시는 모두 김정태 회장으로 사실상 정해진 채로 진행됐다. 절차가 늦어진다면 이런저런 말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 함영주 부회장이 과연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오를지가 최대 관심사라는 데 이견은 없다. 함 부회장은 채용비리 관련 1심 재판 진행하고 있지만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최종후보를 선정하기 전까지 재판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진국 부회장도 선행매매 논란에 휩싸이면서 다음 회장 선임이 안갯속에 빠져 있다. 김정태 회장이 함 부회장의 재판 리스크를 고려해 1년 더 연임할 수 있다는 시선조차 나오고 있다.

- 다음 회장이 2월 중 결정되면 곧이어 사장단인사가 기다리고 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14명 가운데 11명이 재신임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다음 회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인사의 향방이 정해질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 라임자산운용, 디스커버리펀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등 사모펀드 관련 은행 대상 제재심의위원회가 다가오는 점도 긴장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이 이와 관련해 중징계 통보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나금융에서는 함영주 부회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징계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떠오른다.

◆ NH농협금융그룹, 손병환-권준학 디지털 드림팀 출발

-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권준학 NH농협은행 은행장이 취임하면서 디지털 전환에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시절 오픈API를 도입하며 오픈뱅킹 토대를 다진 디지털 전문가이고 권 행장은 빅데이터 기반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 도입한 빅데이터 전문가다. 지난해 디지털부문 부행장으로 외부 영입한 이상래 부행장까지 고려하면 NH농협금융 핵심 임원진에 디지털 전문가 드림팀이 꾸려진 셈이다, 손 회장과 권 행장 모두 취임사에서 디지털을 공통 키워드로 제시했다. 권 은행장이 취임식 대신 현장경영을 진행한 곳이 스마트팜이라는 점도 디지털을 강조하겠다는 의지 보인 것으로 풀이됐다.

- NH농협은행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아 2월부터 자산관리 고도화 등 본격적 사업채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의 금융계열사로서 농촌, 고령 이미지가 여전한 NH농협은행으로서는 디지털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일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농협중앙회가 종자기업인 농우바이오 대표 자리에 외부인사 공모를 진행하면서 노조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노조는 산업적 특수성과 전문성이 배제된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외부인사가 영입되면 총파업도 불사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농우바이오 전무이사와 감사실장 내정자가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 출신이다. 종자사업과 무관한 금융업종사자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낙하산 인사가 이뤄지자 대표만이라도 내부인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노조측에서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농우바이오 대표 자리는 2018년 김병원 전 회장 시절에도 외부공모가 추진됐는데 노조에서 총파업에 들어가는 등 반발해 내부인선으로 변경된 바 있다.

◆ 우리금융그룹, 계속되는 펀드사태의 그림자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라임펀드 판매 8개 은행 관련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제재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손 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 중징계를 받아 이를 놓고 금감원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중이다. 

- 우리은행은 손실 미확정분 라임펀드 분쟁조정 대상에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KB증권이 첫 분쟁조정 절차에 돌입했는데 금융당국은 2월 말 판매 은행 대상으로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판매액은 3577억 원으로 은행 8곳 가운데 가장 많다.

- 손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들 가운데 잇딴 펀드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만회할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것으로 인수합병이 꼽힌다. 비은행 계열사 강화가 시급하다는 말은 어제오늘 나온 게 아니다. 지난해에는 내부등급법 등에 가로막혀 있었지만 이런 요인들이 대부분 해소돼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이와 함께 지주사체제의 시너지와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단순 예적금만 놓고 봐도 은행, 캐피털, 저축은행 등의 영업채널을 통합하고 상품재편도 진행해야 하는 등 추진해야 할 일이 많다.

- 우리금융 계열사 대표 내정자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우리카드 김정기 대표와 아주캐피탈 박경훈 대표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우리카드를 디지털 지급결제 금융사로 바꿀 것으로 기대받는다.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에서 우리캐피탈 대표에 오른 박경훈 내정자도 자동차금융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며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