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NH농협은행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투자금융(IB)거점 마련에 힘쓴다. 

손 은행장은 아시아 지역에서 소매금융 확장과 함께 선진 금융시장에서 투자금융 역량을 키워 해외시장 진출이 늦은 점을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NH농협은행 글로벌 투자금융 힘실어, 손병환 후발주자 꼬리표 뗀다

손병환 NH농협은행 은행장.


20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내년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대한다.

해외부문 자산을 현재 7천억 원 규모에서 내년까지 1조 원 수준으로 늘리고 영업이익도 3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3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나아가 2025년까지 해외부문 자산과 영업이익을 각각 4조 원, 400억 원 수준까지 높인다는 목표도 내놨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저성장·저금리가 심해진데다 가계대출규제도 촘촘해지면서 내년 NH농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역대 최저치인 1.4%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축적된 자산과  풍부한 유동성을 수익률이 높은 해외시장에 투자해 이익을 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진출 후발주자인 농협은행에게 코로나19는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억눌려 있는 경제가 정상화되는 시기가 오면 세계적으로 경기부양과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이 벌어질 것이고 이러한 점이 호재가 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글로벌 사업역량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손병환 은행장은 해외사업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부문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시아 지역에서 소매금융 중심의 확장에 머무르지 않고 대형 금융그룹에 걸맞게 글로벌 투자금융 역량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NH농협금융그룹의 자산은 3분기 기준 470조 원이 넘는다.

NH농협은행은 올해 미얀마에서 은행업 진출은 위한 사무소 설립인가를 받은데 이어 캄보디아 소액대출금융기관 현지법인의 자본금을 늘리는 등 소매금융 기반을 다지고 있다.

반면 투자은행부문은 소매금융과 달리 해외진출에 필요한 인력과 초기투자 비용이 적은 편이어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NH농협은행에 적합하다.

이를 위해 미국, 호주, 홍콩, 영국 등 글로벌 선진 금융시장에 투자금융거점을 마련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아시아지역 기업투자금융(CIB)을 강화하기 위해 홍콩지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올해까지 인가 취득을 목표로 세웠지만 코로나19로 미뤄졌다. 내년에는 인가 획득에 차질이 없도록 홍콩 금융당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

해외 투자은행사업 확대를 위한 중요한 거점으로 호주 시드니 지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는 대형 공공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가 민관협력사업으로 자주 이뤄지는 곳이다.

호주 지점이 설립되면 홍콩 지점과 더불어 국내외 시너지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NH농협은행 내부에서는 호주 지점이 투자은행 사업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적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지점이 개설돼 있는 미국 뉴욕에는 투자은행(IB)데스크를 꾸릴 준비를 거의 마쳤다. 영국 런던에도 유럽에서 투자은행사업 허브 역할을 할 사무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선진 금융시장에서 투자은행 중심 네트워크를 확대해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시장과 더불어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