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태 롯데유통 BU장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부동산 개발이라는 새 사업을 추진한다.

재무구조가 나빠진 상황에서 구조조정으로 폐점하는 점포 부지 개발을 통해 자체적으로 현금을 더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강희태, 롯데쇼핑 도심점포를 재개발해 온라인사업 자금 마련한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19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택건설사업을 정관에 포함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이미 롯데쇼핑은 롯데슈퍼 광주첨단점 부지에 주상복합 프로젝트인 ‘힐스테이트 첨단’을 추진해 이르면 4월부터 분양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강 부회장은 지난해 롯데쇼핑의 재무 안정성이 기존보다 악화되고 있는 만큼 유휴부지를 활용해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전명훈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2019년 연결기준 차입금 규모는 약 16조2천억 원”이라며 “비우호적 대내외 환경 등으로 이익 창출력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전반적 재무 안정성 지표의 뚜렷한 개선에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바라봤다.

롯데쇼핑은 재무구조 악화로 국내외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에서 무보증 사채등급을 한 단계씩 내렸다. 해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올해 2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꾸었다.

롯데쇼핑은 18일 무디스 신용평가서비스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자금을 마련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롯데쇼핑은 신용등급이 떨어져 자본시장에서 자금 마련이 기존보다 어려워진 만큼 롯데쇼핑의 백화점과 마트, 슈퍼 등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부진 점포 부지에 자산가치가 높은 건물들을 개발해 자금을 마련하는 창구로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롯데쇼핑이 우량 점포는 롯데리츠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산 유동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추가적 현금 흐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롯데쇼핑은 2019년 롯데리츠에 10곳의 점포를 매각해 1조 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강 부회장은 올해 온라인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투자재원을 확보해야하는 만큼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롯데그룹의 온라인사업을 일원화해 모든 상품을 가까운 점포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롯데그룹 유통사업에서 온라인을 강조했다.

롯데쇼핑의 자체적 소유 점포 대부분은 개발수익이 높은 상업용지인 것으로 파악돼 분양이나 임대를 통해 충분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대부분 상업용지에 위치해 자산가치가 높다”며 “리테일점포가 아니라 다른 용도로 개발을 하더라도 추가적 가치 창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롯데쇼핑의 자체적 소유 점포 수는 115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롯데할인점 점포가 상업지역에 있는 비중은 55%가량, 롯데백화점 점포가 상업지역에 있는 비중은 90% 이상으로 추산됐다.

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롯데쇼핑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오프라인 점포 700여 곳 가운데 30%인 200곳의 점포를 폐점한다고 밝힌 만큼 새 사업인 부동산 개발은 롯데쇼핑에서 보유한 점포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폐점하거나 실적이 부진한 점포 부지와 관련해 구체적 개발계획이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