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경영권 위기를 결속 기회로, 그만큼 '갚을 빚'도 커져

최석철 기자
2020-02-18 1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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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위기를 오히려 한진그룹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기회로 만들어 가고 있다.

다만 그만큼 ‘갚아야할 빚’도 늘어나고 있어 이후 경영활동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경영권 위기를 결속 기회로, 그만큼 '갚을 빚'도 커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연합(주주연합)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지만 한진그룹 내부에서 조 회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주주연합이 주주제안을 통해 경영권 장악 움직임을 본격화하자  대한항공 노조가 주주연합측 이사 후보들의 항공업 비전문성을 겨냥해 ‘낙하산’, ‘허수아비’라고 비판한 데 이어 대한항공과 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계열사 노동조합 3곳도 조원태 회장체제를 지지하는 공동성명서를 냈다.

이 3개 계열사 노조에는 한진그룹 전체 직원 2만4천여 명 가운데 절반인 1만2천여 명이 가입해 있다. 

이런 한진그룹 임직원들의 지지는 조원태 회장에게 주총에서 확보할 수 있는 물리적 표의 수뿐 아니라 명분에서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 자가보험, 대한항공 사우회, 대한항공 우리사주조합 등 직원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3.8%가량에 이른다.

조원태 회장측은 현재 우호지분 기준으로 조현아 KCGI 반도 주주연합(주주연합)에 1.47%포인트 차이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데 한진그룹 임직원의 지지를 받으면 이 격차를 5%포인트 이상으로 벌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들고 있는 직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 역시 조원태 회장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

게다가 조원태 회장체제를 지지하는 내부 구성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주주연합을 ‘외부의 적’으로 돌리며 조양호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어수선했던 그룹 분위기를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더욱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조원태 회장으로선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을 제외한 가족들의 지지를 얻어낸 점도 큰 수확이다.

조양호 전 회장이 별다른 유훈을 남기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향방과 관련해 오너일가의 갈등 여부를 놓고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KCGI에 이어 델타항공, 반도건설 등 대주주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조원태 회장체제’를 불안하게 보는 시각도 점차 짙어졌다.

이 고비를 넘기 위해선 오너일가들의 결속력이 필요했는데 오히려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의 지지를 얻어내면서 앞으로 조원태 회장체제를 더욱 굳건히 만들어갈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얻은 것이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임직원들이 조원태 회장을 지지하는 주된 이유로는 구조조정 불안이 꼽힌다. 

사모펀드인 KCGI 등이 포함된 주주연합이 한진그룹 경영권을 확보하면 부실노선 정리와 재무구조 개선뿐 아니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사전에 막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현재 항공업계가 일본여행 자제 움직임과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경영권 분쟁에서 큰 도움을 받은 노조의 목소리를 조원태 회장이 무시하고 대한항공 등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은 2013년 이후 6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오너일가의 일원인 이명희 전 이사장과 조현민 전무가 한진그룹 경영에 참여할 통로도 열어둬야 한다.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조원태 회장이 승기를 잡더라도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6.46%에 불과한 만큼 조원태 회장체제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이 조양호 전 회장과 비슷한 위상에서 경영활동을 펼치는 ‘조원태 회장체제’보다는 ‘가족경영체제’에 근접하게 되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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