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제품을 소비자가 쉽게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을까?

마이크로LED는 다양한 장점을 갖춰 차세대 디스플레이소재로 각광받지만 생산비용이 지나치게 비싸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의 상용화를 위해 생산단가를 낮추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마이크로LED 가격 낮춰 미래 디스플레이로 키울까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상반기 마이크로LED 양산설비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제품을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 브랜드 ‘더월’의 다변화를 추진해 가정용 TV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을 세운 만큼 마이크로LED 생산단가를 낮추는 게 필수적이다.

삼성전자가 2018년 초 공개한 146인치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가격은 4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B2B(기업과 기업 거래)에서는 제품화가 가능해도 일반 소비자시장에는 진입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5일 미국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룩 2020' 행사에서 75·88·93·110·150·292인치 더월 라인업을 공개한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요도 늘리고 생산능력도 보강해서 물량을 많이 내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상용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TV 이외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도 시험적으로 마이크로LED를 적용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신용평가기관 NICE평가정보는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급진전이 예상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산업’ 보고서에서 “마이크로LED의 전력효율은 기존의 디스플레이보다 높기 때문에 웨어러블(입는) 기기나 스마트시계, 가상현실/증강현실(VR/AR)과 같은 소형 장치에서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TV시장은 저가에서는 LCD(액정 디스플레이)TV, 프리미엄에서는 QLEDTV와 올레드TV로 경쟁이 이뤄져 마이크로LED 제품이 진입하기 쉽지 않다”며 “마이크로LED가 모바일기기에 탑재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 사장도 삼성 퍼스트룩 행사에서 "소형 모니터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더 작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마이크로LED는 100㎛ 이하 크기의 LED(발광 다이오드)칩을 말한다. 스스로 빛과 색을 내기 때문에 마이크로LED로 디스플레이를 만들면 컬러필터, 백라이트 등 다른 모듈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다른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경량화가 쉬워지고 전력 소비도 줄어든다. 작은 칩을 모아 만드는 방식이라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마이크로LED는 이처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녔지만 칩을 하나하나 만들고 조립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 상용화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마이크로LED의 잠재력에 주목해 여러 글로벌 기업이 마이크로LED를 활용한 모바일기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나인투파이브맥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하반기 태블릿PC ‘아이패드’ 및 스마트시계 ‘애플워치’의 새 모델에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마이크로LED를 활용해 스마트안경을 개발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