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오리온이 제주용암수 국내판매 계속 시도하면 물 공급 중단"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3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주도청>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오리온에서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를 계속 시도하면 물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 도지사는 3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오리온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는 원칙적으로 안 된다”며 “오리온 최고 경영진에서 명확하게 결정해야지 은근슬쩍 제주도를 무시하면서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를) 기정사실로 밀고 간다면 일주일 단위로 오리온에 공급하고 있는 시제품 생산용 제주산 용암해수를 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리온에 제주용암해수를 제공하기로 한 이유는 중국 수출용이었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원 도지사는 “오리온이 처음 제주테크노파크와 도청 물정책 부서와 얘기를 한 것은 중국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이라며 “사업계획서를 보더라도 중국시장 90%, 러시아·동남아 10% 등이었다"고 말했다.

제주용암수 국내 시판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는데도 오리온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 도지사는 “허인철 오리온 총괄부회장과 대화하는 도중에 ‘국내에서 못 팔면 중국에서 팔기 어렵다’는 애로사항을 일반적으로 하소연하기에 ‘국내 판매는 안 된다’고 답변하고 끝난 것이 전부”라며 “제주도 실무부서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국내 판매와 관련해 묵시적 언질을 준 적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현재 오리온의 제주용암수 시제품 생산을 위해 일주일 단위로 물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를 중단해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도 봤다.

원 도지사는 “중국 수출을 위해 투자할테니 협조해달라는 것에 큰 틀에서 협조해왔지만 ‘국내에서 최소한의 물량 판매가 필요하다’는 오리온의 일방적 주장은 믿을 수 없다”며 “물공급 신청을 거절하는 순간 공급을 강제할 아무런 계약적 근거나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오리온과 대화 여지는 남겨뒀다.

원 도지사는 “중국으로 물을 수출하기 위한 국내 근거자료가 필요해 국내 판매가 필요하다면 전문가 등에게 자문과 검증을 거쳐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12월까지 이 부분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라고 했는데 아직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한은 한 번 더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제주용암수를 2020년 상반기에 중국으로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국내 판매 여부를 놓고 제주도와 갈등을 빚으며 용수 공급계약이 맺어지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