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총선 출마설로 국민연금 현안을 챙기는 데 힘을 잃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늘어나고 잇다.

11일 국민연금공단과 정치권에 따르면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020년 국회의원 선거 후보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성주 총선 출마설로 국민연금 현안 추진동력 힘빠지나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 이사장이 5일 기자회견을 직접 열어 “나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고 정부 출연기금이 50% 미만일 때 이사장은 현직을 유지하고 출마를 할 수도 있다”고 말해 총선 출마에 여지를 남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 개편과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 강화 등 굵직한 현안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총선 출마 가능성으로 추진에 더 힘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총선 얘기가 나온 뒤에는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이 노인정에 1백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기부한 것을 두고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까지 일었다.

김 이사장은 “직원들이 노인정에 기부를 한 것은 절대 선거를 의식한 행위가 아니다”며 “칭찬받아야 하는 미담이 논란이 돼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경쟁자들은 선거법 위반 논란에 관심을 보이겠지만 나는 일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이 총선 경쟁자로 부각되면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국민연금 개편안을 확정하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 개편안을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10월 국정감사 때 김 이사장에게 “국민연금 개편의 책임을 국회로 떠넘기지 말라”고 비판하는 등 국회에서도 개편안 확정에 속도는 나지 않고 있다.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그동안 충분히 전문가 집단 등을 통해 국민연금 개편을 논의했는데도 단일안이 안 나왔으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최대한 빨리 단일안을 만들어서 국회에 제출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단일안을 넘기지도 않고 국회가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책임을 떠넘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의 잠재적 총선 경쟁상대로는 전라북도 전주시에 지역구를 둔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거명된다. 김 이사장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제19대 국회의원으로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에 지역구를 두고 활동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에 스튜어드십코드를 안착하기 위해 기업들의 협조를 구하는 일도 과제로 안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8년 7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구성해 나가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를 바탕으로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 위해 5%룰 완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지나친 경영권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민연금 등 주주활동에 5%룰을 완화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은 기업경영 간섭 수단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금융위원회 등과 논쟁과 재반박을 이어가고 있다.

5%룰에 따르면 투자자가 상장기업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때에는 원칙적으로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을 때 5일 안으로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위는 9월6일 입법예고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회사나 임원의 위법행위 대응’, ‘지배구조 개선 노력에 따른 정관 변경’ 등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행위에서 제외하고 5%룰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김 이사장의 총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결정된 내용은 없다”며 “김 이사장은 현재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서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