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정부의 한전공대 자금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야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일도 과제로 안게 됐다.

18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2020년 한전공대를 착공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교육부 인가 신청, 자체 자금조달방안 마련,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규모 추산 등 실무를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김종갑, 한전공대 자금지원법 야당 동의 얻기 쉽지 않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한전공대 설립과 운영을 위한 비용은 범정부 한전공대 설립지원위원회를 통한 정부 지원, 전라남도와 나주시의 예산 등으로 비용의 절반을 해결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내용에 구체적 금액과 예산 조달방법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 지원규모는 지자체 지원 수준과 같거나 그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윤곽만 잡혔다.

한전공대 설립과 운영에 정부 예산을 받으려면 법적 근거도 필요해 한국전력은 지원을 받기 위한 '전기사업법' 및 그 시행령 개정, ‘에너지 공공기관 인재 양성 지원 특별법’ 제정 등 과제도 안고 있다.

한전공대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법률을 개정하려면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서는 무리한 투자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전력이 한전공대 등 대학 설립과 운영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막고 한전공대 운영비용을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충당하지 못하도록 ‘한국전력공사법’ 일부개정안과 ‘전기사업법’ 일부개정안을 17일 발의했다.

곽 의원은 "한전공대 설립에 한국전력의 예산과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사용하는 일은 한국전력의 설립 목적에 맞지 않고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조성한 취지에도 어긋난다"며 "두 법률의 일부 개정안을 통해 한국전력의 사업범위와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용도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도 정우택, 이종배 등 자유한국당 의원 18명이 성명을 통해 한국전력의 적자를 이유로 한전공대 설립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들은 “한국전력이 적자인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대학을 설립하고 운영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오직 대통령 공약을 위해 수천억 원을 들여 대학을 설립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한전공대 설립과 운영에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법적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며 "특별법과 법률 개정안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국회의 동의를 구하는 일에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받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설립 및 운영비용도 마련하기 위해 방안을 찾고 있다.

한국전력에서 조달할 나머지 금액은 8천 억 원에 이른다.

한국전력은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발전공기업 5곳과 자금을 분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 분담범위와 금액 등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자회사와 한전공대의 연구·개발 협력 정도와 재무 여건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

또 2031년까지 민간과 해외에서도 투자를 유치해 2590억 원을 마련하기로 계획도 세웠다.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에 따르면 2031년까지 한전공대 설립과 운영에 모두 1조6112억 원이 필요하다.

그 가운데 전라남도와 나주시에서 3670억 원을 10년에 걸쳐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정부기관들도 최소한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만큼 또는 그 이상을 2022년 3월 개교 이후 운영과 추가 건설비로 지원하기로 했다. 6천억~8천억 원까지는 정부와 지자체 지원금으로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전력이 9월 안으로 한전공대 창립총회를 열고 10월 교육부에 학교법인 설립 신청을 하면 그 뒤 3개월 안으로 인허가가 결정된다.

한전공대 학교법인 이사장은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맡기로 했다.

김 사장은 범정부 한전공대 설립지원위원회에 위원으로도 참여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자들과 정부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전공대는 전라남도 나주 혁신도시 인근 부영 컨트리클럽의 40만㎡ 부지에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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