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토론회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본소득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17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특별위원회의 토론회에서 “기본소득제는 조세저항을 줄이며 증세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한국에서는 세금을 많이 걷으면 걷을수록 돈을 뺏긴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내가 내는 세금이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확신을 지니게 해준다면 증세저항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세금 명목으로 거두거나 큰 규모의 국유재산을 운용해 얻는 수익금으로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는 내용의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을 내걸고 있다.
이 지사는 “한국의 토지보유세 비율은 선진국과 비교해 6분의 1 또는 8분의 1에 그친다”며 “이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리고 특별회계를 만들어 모든 국민에게 균등히 나눠준다면 토지를 지닌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조세저항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제도는 세금을 납부하는 사람들이 혜택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면 조세저항이 줄어들 것으로 바라봤다.
시장경제를 주축으로 하는 자본주의체제가 유지 및 존속하기 위해선 기본소득제가 피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4차산업혁명으로 기계와 인공지능(AI)이 인간의 노동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며 “초과이윤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나눠 쓰는 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경제순환이 멈추고 체제는 붕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본소득이 사내유보금 등 투자에 쓰이지 못하고 있는 돈을 돌게 해 노동 유인을 낳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등이 대체하지 못하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인간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 지사는 “한국에서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면 좌파 또는 급진주의자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선진국을 보면 오히려 보수정권에서 기본소득을 많이 이야기한다”며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등 현재 체제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