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해외 기업설명회를 열기 위해 출국한다. 

두 회장의 해외 기업설명회는 글로벌 투자를 끌어오기 위한 것이다. 조용병 회장은 주가와 관련해 현안이 없지만 손태승 회장은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의 자회사 편입 등을 앞두고 있어 주가 부양을 두고 마음이 급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병 손태승 해외기업 설명회, 신한은 '여유' 우리는 '절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오른쪽)


9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손 회장은 5월 말 일본과 홍콩에서 우리금융그룹의 경영 전략과 실적을 설명하는 기업설명회를 연다. 

손 회장은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밀집돼 있는 일본과 홍콩에서 투자업계 ‘큰 손’들과 직접 만나 신규 투자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 회장도 11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일본 출장을 떠난다. 올해 조 회장의 해외 출장은 4월 북미지역 출장에 이어 두 번째다.

조 회장은 일본에서 주요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고 신한금융그룹에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재일교포 주주들도 만난다.

두 회장이 비슷한 시기에 해외 기업설명회를 여는 이유를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금융지주 주가가 실적과 비교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한 해 동안 2017년 말보다 30% 가까이 하락한 뒤 올해도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1분기 실적이 뒷걸음질한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와 달리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모두 1분기에 만족할 만한 실적을 냈음에도 주가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 9184억 원을 내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7.1% 늘었다. 

우리금융지주는 1분기에 5686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주사 전환으로 변경된 회계처리 방식 등을 감안하면 순이익이 2.9% 늘어나는 것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금융지주 주가는 실적 못지 않게 국내외 경제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최근 금융지주 주가는 너무 낮다는 시각이 많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은행주의 평균 주가 순자산비율(PBR)은 증시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바라봤다. 

두 회장도 주가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받고 있는 만큼 해외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신규 투자를 유치하면 주가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조 회장과 손 회장 모두 기대를 품고 해외 기업설명회에 나서겠지만 해외투자 유치가 더욱 간절한 쪽은 손 회장일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9일 4만44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의 평균인 5만6933원과 괴리율은 28.1%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만3850원으로 장을 마감해 목표주가 1만9629원과 괴리율이 41.7% 수준으로 나타났다.

목표주가 괴리율은 증권사 연구원이 제시한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의 차이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게다가 손 회장은 하반기에 우리은행의 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을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손 회장은 1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종합금융은 현금 100%로, 우리카드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50%에 현금 50%를 더해 금융지주로 편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손 회장이 우리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5천억 원어치의 우리금융지주 지분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주가가 낮아질수록 우리카드 자회사 편입에 많은 우리금융지주 지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향후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와있다. 

예금보험공사도 낮은 주가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처분하기 쉽지 않아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도 늦춰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회장은 1분기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켜 큰 부담 없이 이번 기업설명회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손 회장은 주가와 밀접한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주가흐름이 지지부진해 해외 투자유치가 간절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