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국민연금 개편 논의가 연장돼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2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 대표자들은 국민연금 기금 고갈 대비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개편방안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논의만 길게 이어가고 있다. 
 
[오늘Who] 김성주, 경제사회노동위의 국민연금 논의 길어져 애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19일 제16차 회의까지 마쳤지만 논의의 핵심인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에서 연금 수령액이 차지하는 비중)과 보험료율을 결정하지 못해 앞으로 3개월의 시간을 더 두고 논의하기로 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2018년 11월 각 사회구성 대표자들로 국민연금 특별위원회를 꾸려 6개월 동안 국민연금 개편방향을 논의해왔다.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를 두고 찬반 의견을 듣거나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및 보험료율, 기초연금 수준 등과 관련해 노동계, 경영계, 시민단체, 공익위원, 정부 등 관계자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18년 12월 국민연금 개편방안을 4가지 안으로 만든 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사실상 최종 결정권을 넘겼지만 연말 이후 한발짝도 진전이 없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국민연금 개편방안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사이 복지부는 국민연금 기금 고갈시점을 새로운 장래인구 특별추계 맞춰 다시 추산하기로 했다. 기존에 계산할 때보다 인구 감소속도가 빨라져 기금 고갈시점이 2057년보다 더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2018년 8월 복지부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저출산 고령화로 국민연금 기금 고갈시점을 2057년으로 예측했다.

당시 복지부가 참고한 2016년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2065년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중위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 2016년 1.18명, 2017년 1.2명, 2018년 1.22명 2019년 1.23명, 2020년 1.24명, 2030년 1.32명, 2040년 1.38명 등이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자가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다. 중간 수준의 출산율과 기대수명 및 국제순이동을 조합해서 합계출산율을 산출한 수치가 중위 합계출산율이다.

그러나 다시 2019년 3월 통계청은 2017~2067년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중위 합계출산율을 2017년 1.05명, 2018년 0.98명, 2019년 0.94명, 2020년 0.9명, 2030년 1.14명, 2040년 1.27명 등 낮아진 수치로 발표했다. 2018년 중위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역대 최초 1명 미만 수준에 도달했다. 

예상보다 빨리 다가온 '인구절벽'에 국민연금 고갈시점도 그만큼 앞당겨지게 됐다.  

이를 두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국민연금 특별위원회에 공익위원으로 참여하는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현행 국민연금 제도를 기준으로 기금이 고갈되고 난 뒤 미래세대는 보험료율을 월 소득액의 30.3%나 부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앞당겨지면 그 화살은 고스란히 국민연금공단에 쏟아질 수 밖에 없다.   

김성주 이사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을 통해 국민연금 기금 고갈로 국민들이 연금을 못 받는다는 주장을 가라앉히기 위해 애쓰고 있다.

김 이사장은 22일 페이스북 계정에서 “국민연금 제도가 노후소득 보장기능을 강화하고 재정적 지속가능성도 높이려면 부담과 혜택의 상관관계를 국민들에게 보다 분명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연금이 보험료를 유럽의 절반을 걷으면서 스웨덴처럼 모든 국민에게 250만 원 수준의 연금소득을 보장해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3개월 연장기간에도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김 이사장의 속앓이가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