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 겸 MC사업본부장 사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이 ‘롤러블 TV’로 글로벌 TV시장에서 선도적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롤러블 TV가 시장에 상용화되는 것은 처음으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TV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형 올레드(OLED) 패널의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봉석 한상범, ‘롤러블TV’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 능력 보여준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 경 MC사업본부장 사장(왼쪽),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20일 외신과 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LG전자가 내년에 롤러블 TV를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LG전자가 2019년에 포스터처럼 말려 올라갈 수 있는 65인치 대형 롤러블 TV의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며 “차고 문처럼 버튼만 누르면 TV가 사라졌다 나타났다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권 사장과 한 부회장은 11월 말 LG그룹의 연말인사에서 재신임 받으면서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점찍은 올레드(OLED)사업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책임이 커졌다.

올레드TV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힘을 합쳐 키우고 있는 사업으로 지금까지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며 성장해 왔지만 최근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의 강력한 도전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TV사업은 TV 제조기업 사이의 경쟁 심화로 영업성과를 거두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바라봤고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QLED TV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TV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권 사장과 한 부회장은 롤러블TV로 올레드 경쟁력을 확실하게 과시하려는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사용하지 않을 때 말아서 보관할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이 우수하다”며 “휴대성이 좋고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 사용자가 시간과 장소에 제약을 적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권봉석 한상범, ‘롤러블TV’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 능력 보여준다

▲ LG디스플레이가 CES 2018에서 공개한 65인치 대형 초고해상도 롤러블 디스플레이.


올레드 패널은 액정과 백라이트, 컬러필터 등이 필요한 LCD 패널과 달리 자체발광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때문에 휘거나 구부러지는 등의 유연한 패널을 생산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LCD 패널은 백라이트와 컬러필터 등을 휘어지게 만들면서 전체 컬러와 밝기를 균일하게 맞춰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롤러블과 같은 곡률이 높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까지 대형 올레드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디스플레이기업으로 단기간에 롤러블 올레드 TV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올해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65인치 롤러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공개하기도 했다.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는 롤러블 올레드 패널을 놓고 자신감을 보였는데 이는 롤러블 TV의 시장 출시가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한 부회장은 CES 2018에서 “LG디스플레이는 새로운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혁신제품을 제안해 왔다”며 “올레드시장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초 롤러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것은 시장 출시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구체적 시기는 밝히기 힘들지만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