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실대출 관리와 내부통제에 관한 지적에 거듭 개선을 약속했다.
| ▲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부실 정리를 미루는 것이 ‘폭탄 돌리기’ 아니냐는 질타에도, 대출 심사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도 수긍하며 고개를 숙였다.
의원들이 대책 마련을 주문하면 “그렇게 하겠다”며 추가 점검과 보고를 약속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그러나 개선 약속만으로 질책을 피하지는 못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답변을 했다는 지적에 합작사업의 의사결정을 둘러싼 추궁까지 이어지면서 임기 마지막 국감에서도 조직의 관리 책임을 놓고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건전성 문제에서는 회원조합의 부실 확대를 막지 못한 중앙회의 관리·감독 책임에 질의가 집중됐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협 상호금융 대출잔액이 2021년보다 약 12% 증가한 반면 연체금액은 5배 가까이 늘었다며 “거의 방치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특히 준조합원 연체금액이 전체의 88.2%를 차지한다며 비어업 분야 대출 부실이 어업인 지원이라는 수협 본래 역할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새로운 부실을 막을 심사체계도 문제 삼았다. 최근 5년8개월 동안 대출심사위원회의 승인율이 94.35%에 이른다며 부실이 반복된다면 심사기준과 인적 구성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출을 내주는 단계의 심사뿐 아니라 문제가 드러난 뒤 책임을 묻는 감사체계에도 지적이 이어졌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도이치오토월드와 사랑제일교회 관련 대출의 절차 위반을 놓고 의사결정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빠졌다고 비판했다.
관련 대출을 취급한 17개 조합에서는 대출심사위원회 개최 전 승인과 심사의견서 사후 작성 등이 확인됐다. 중앙회는 관련자 126명에게 징계·경고·주의 처분을 요구했다.
신 의원은 대출을 미리 결정한 뒤 직원들을 동원해 사후에 절차를 맞춘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실제 의사결정에 관여한 사람들은 책임지지 않고 현장 직원들만 처분받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추가 감사를 요구했다.
노 회장은 건전성 관리와 대출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수긍하며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도이치오토월드와 사랑제일교회 관련 대출이 정상적이었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했다. 신 의원이 지금도 정상대출로 생각하느냐고 묻자 “정상대출이 맞다”고 답하며 담보물에 대한 대출과 직원들의 절차상 실수를 설명했다.
책임자 문책 요구에는 관리 부실이 있었는지 다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중앙회의 의사결정에 관한 질의에서는 노 회장이 사업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도마 위에 올랐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H활어유통 합작사업의 파트너 선정과 계약 구조를 문제 삼았다. 지난해 이사회에서 상대 업체의 적자 등을 우려하는 의견이 나왔을 때 노 회장이 잘 챙기겠다고 답한 점을 짚으며 사업 내용을 확인했다.
그러나 노 회장은 협력업체로 제시된 푸른수산이 개인사업자인지 법인인지 묻는 질문에 “법인이다”고 답했다. 임 의원이 개인사업자라고 지적하자 직접 설명을 이어가지 못하고 담당자에게 답변을 요청했다.
금융사기 대응에서는 개선 약속을 실제 조치로 옮겨야 한다는 질책도 받았다.
임 의원은 회원조합의 외국인 명의 계좌가 사기자금의 경유계좌로 악용되는 실태를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노 회장이 “하겠다”고 답하자 “말씀만 하시면 안 된다, 작년에도 똑같이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국감에서 개선 여부를 다시 확인하겠다며 노 회장이 물러난 뒤에도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고 당부했다. 2023년 3월 취임한 노 회장은 내년 3월 임기를 마친다.
임기 종료가 다가오면서 후임 중앙회장을 뽑는 선거 방식과 일정도 이날 질의 대상에 포함됐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기가 끝나는 조합장들 대신 새로 선출된 조합장들이 차기 중앙회장을 뽑도록 선거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 회장은 신임 조합장들의 후보 검증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설명하면서도 “한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 ▲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이 임기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건전성과 내부통제 문제에 잇달아 질타를 받고 개선을 약속했다. <수협중앙회> |
다만 오리온과 김 가공 합작사업을 놓고는 직접 발언 시간을 요청하며 추진 취지를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기존 김 가공업체와의 불공정 경쟁 우려를 제기하자 노 회장은 1분만 시간을 달라며 답변을 이어갔다.
수협은 오리온과 합작법인 오리온수협을 설립해 수협이 공급한 마른김 등 원료를 가공하고 오리온의 유통망을 통해 국내외에 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 회장은 물김을 오래 보관하기 어려워 과잉생산 때 폐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가공과 판매를 연계해 안정적 소비처를 마련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어업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의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수협의 존재 목적”이라며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기존 가공업자들에게 피해 없이 함께 가겠다는 생각이지 개인 기업처럼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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