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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CPTPP 가입 검토'에 민주당 농정특위 구성 추진, 이재명 약속 '피해보전' 구체화 과제

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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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하면서 여권의 논의의 중심이 농어업 피해보전 장치 마련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가 CPTPP 가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와 산업별 영향을 공개한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익을 얻는 부문이 피해 부문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 'CPTPP 가입 검토'에 민주당 농정특위 구성 추진, 이재명 약속 '피해보전' 구체화 과제
▲ 한병도 더불어민주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별도의 농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체계적 대응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다만 수출 증가에 따른 이익을 피해보전 재원으로 연결하는 구상은 아직 세부적 제도 설계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향후 부담 대상과 산정기준, 기존 농어촌상생협력기금과의 관계를 구체화하는 일 등이 정책 논의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정부는 농어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결코 일방적으로 (CPTPP) 가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정부와 현장을 잇는 든든한 가교가 되겠다. 농정특별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고, 원내대표인 제가 직접 위원장을 맡아 농민들의 어려움을 듣겠다"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8월27일 CPTPP 가입 여부에 대한 결론을 열어둔 채 사회적 논의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에 착수한 데 따른 여당 차원의 후속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CPTPP는 상품 관세뿐 아니라 서비스와 투자, 디지털무역 등 광범위한 통상규범을 회원국이 공유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정부의 분석에 따르면 CPTPP 가입이 한국 경제 전반에는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산업별로는 수혜와 피해가 뚜렷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잠정 영향분석 결과를 보면, CPTPP 가입 시 발효 10년 뒤 실질 GDP가 미가입 때보다 0.38%포인트 높아지고 향후 15년 동안 제조업 기반 생산파급효과는 연평균 6조3천억~6조7천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농업 생산은 연평균 7100억 원, 임업 606억 원, 수산업 817억 원 감소해 농림수산업 전체 감소 규모는 약 8500억 원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농어업계의 우려가 커지자 이 대통령도 피해보전을 CPTPP 논의의 주요 전제로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9월2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지금까지는 FTA가 체결되면 수출업체들 수출품 제조업체들은 이익을 보지만 농어축산어민들은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우리 정부는 신뢰회복을 위해 우선 정부재정으로 미조성 기금 1조원을 채워 드리기로 하였고 CPTPP 관련 의견수렴을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은 무역에 의존하는 개방형 통상국가이기 때문에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FTA가 불가피하다. 다만 이로 인해 대부분은 이익을 보지만 피해를 입는 부문 즉 농축수임산민들이 있다”며 “따라서 FTA 확대정책에 따라 손익에 따른 갈등이 불가피하지만, 이 갈등은 조정 즉 이익을 보는 측에서 손실을 입는 측을 십시일반으로 지원하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FTA로 인한 수출증가액에 일정비율의 부담금을 부과하여 피해보전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기금은 2015년 11월 한·중 FTA 국회 비준 과정에서 여야정 합의로 도입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CPTPP 가입 검토'에 민주당 농정특위 구성 추진, 이재명 약속 '피해보전' 구체화 과제
▲ 이재명 대통령이 9월2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작성한 글. <엑스 갈무리>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FTA로 이익을 얻는 기업과 공기업 등의 자발적 출연을 통해 2017년부터 10년 동안 매년 1000억 원씩 모두 1조 원을 조성해 농어업·농어촌을 지원한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실제 조성된 금액은 3153억 원에 그쳤다. 

정부도 이미 2027년도 예산안에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정부 출연금 2천억 원을 처음 반영했다. 

농식품부는 당초 1조 원 목표액 가운데 약 7000억 원의 부족분을 정부가 책임진다는 방침 아래 내년에 2000억 원을 우선 투입하고 나머지 약 5000억 원은 3~4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출연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정부 재정 투입 방침은 이번 CPTPP 영향분석이 공개되기 전인 9월1일 이미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만큼, 앞으로 새롭게 구체화해야 할 과제는 이 대통령이 제시한 ‘수출증가액 연계 부담금’을 실제 피해보전 제도로 발전시킬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FTA 수혜 산업의 이익 일부를 농어업 등 피해 분야에 지원하는 이른바 ‘무역이득공유제’가 논의됐지만 수혜 규모를 객관적으로 산정하기 어렵고 법리적·기술적 쟁점이 있다는 지적 속에 의무부담 방식 대신 자발적 출연 방식의 상생협력기금이 대안으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향후 제도 논의에서는 어떤 기업을 FTA 수혜기업으로 볼 것인지, 수출증가분 가운데 얼마를 부담하도록 할 것인지, 기존 세금과 상생협력기금 및 FTA 피해지원제도와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 등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시장개방 수준 역시 CPTPP 가입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변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CPTPP 가입에 따른 농수산업 생산 감소액이 연평균 7917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를 15년으로 단순 누적하면 농업 최대 10조6500억 원과 수산업 최대 1조2255억 원을 합쳐 모두 11조8755억 원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윤 의원은 또 CPTPP 12개 회원국의 품목 수 기준 평균 시장개방률이 농업 95.9%, 수산업 99.4%에 이른다며 가입 논의에 앞서 농어민 소득과 생존을 뒷받침할 법적·재정적 보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농정특위를 통해 현장 의견수렴에 나서기로 한 만큼 향후 가입 검토 과정에서는 시장개방에 따른 농림수산업의 피해를 어느 수준까지 줄일 수 있을지와 함께 상생협력기금의 정부 출연 규모, 새로운 피해보전 재원 마련 구상 등이 주요 정책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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