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내 게임 업계에서 지난 17년 간 부동의 매출 1위를 지킨 넥슨이 올해 크래프톤에 1위 자리를 내어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정헌 넥슨 대표(왼쪽)와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구글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
넥슨은 2008년 엔씨를 제친 뒤 넷마블에 일시적으로 1위를 내준 2017년을 제외하면 17년 간 국내 게임 업계 정상 자리를 지켜왔지만,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운 크래프톤의 추격에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30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넥슨이 도쿄증권거래소(TSE)를 통해 제시한 3분기 자체 실적 가이던스는 매출 1207억~1334억 엔(약 1조1087억~1조 2253억 원), 영업이익 226억~323억 엔(약 2076억~2963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2% 소폭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4~40% 감소하며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증권가 실적 전망치를 종합하면 크래프톤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2055억 원, 영업이익 3345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2025년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8.47% 늘지만, 영업이익은 4.04% 감소하는 것이다. 배틀그라운드 대형 컬래버레이션 특수와 신작 '서브노티카2' 흥행 성과가 집중 반영됐던 2분기보다는 이익 증가세가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매출은 넥슨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영업이익에서는 넥슨을 앞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올해 상반기 누적 실적에서 크래프톤은 매출 2조6616억 원, 영업이익 9725억 원을 거두면서 넥슨(매출 2조 5603억 원, 영업이익 8379억 원)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앞질렀다. 크래프톤이 반기 기준으로 넥슨을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만 해도 넥슨은 매출 4조5072억 원, 영업이익 1조1765억 원으로, 크래프톤(매출 3조3266억 원, 영업이익 1조544억 원)과 매출에서 1조 원 이상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반년 만에 뒤집혔다.
| ▲ 크래프톤은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워 올해 연간 기준으로 넥슨과 게임 업계 매출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사진은 'PUBG: 배틀그라운드' 포스터. <크래프톤> |
연간 기준으로도 올해 크래프톤이 매출에서 넥슨을 소폭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크래프톤의 올해 매출을 4조8470억 원, 영업이익은 1조4508억 원으로 추산했다.
넥슨은 야후파이낸스가 집계한 글로벌 증권가 평균 전망치 기준으로 올해 매출이 5105억 엔으로 추산됐다. 올해 누적 평균 환율(100엔당 922.41원)을 적용하면 약 4조7089억 원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크래프톤이 훨씬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매출은 근소한 차이로 앞설 것이란 관측이다. 남은 4분기 성적표에 따라 두 회사의 연간 매출 순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넥슨은 올해 상반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배틀그라운드와 서브노티카2를 앞세운 크래프톤이 더 가파르게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국내 톱 랭커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넥슨은 그간 핵심 캐시카우였던 ‘던전앤파이터(던파)’의 매출 둔화가 독주 체제의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던전앤파이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26%, 2분기 44% 각각 급감했다. 이에 넥슨은 중국 시장 내 경쟁 격화 속에 프랜차이즈 전반의 구조적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던전앤파이터 프랜차이즈가 현재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변화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앞서 말했다.
상반기 주력 타이틀인 던전앤파이터와 FC온라인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넥슨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다소 낮아진 상태다.
다만 메이플스토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신작 ‘아크 레이더스’가 선방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FC온라인이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를 계기로 국내 이용자 수를 회복하고 있지만, 던파는 아직 뚜렷한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경우 김창한 대표가 지난해 4분기 일본 광고회사 ADK홀딩스 지분 100%를 7100억 원에 인수하며 외형을 키웠고, 올해는 배틀그라운드 컬래버레이션 효과와 신작 ‘서브노티카 2’ 출시 효과 등이 더해지면서 실적 성장에 가속도를 붙였다.
올해 최종 실적 승부는 두 회사의 기존 흥행작들의 안정적인 성과와 함께 신작들의 흥행 여부가 가를 전망이다.
넥슨은 오는 10월 ‘아크 레이더스’의 대형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마비노기 모바일’의 일본 출시,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앤파이터 키우기’ 등을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도쿄 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특성 상 현지 엔화 실적이 원화로 환산되는 과정에서 ‘엔저(원·엔 환율 하락)’ 기조가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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