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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일본 반도체 공장 밀어붙이나, 잦은 재해에 일본정부 인허가까지 '산 넘어 산'

김나영 기자 young@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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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일본 반도체 공장 밀어붙이나, 잦은 재해에 일본정부 인허가까지 '산 넘어 산'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일본 반도체 공장 설립을 타진하고 있는 가운데 후보지로 거론되는 미야기현에서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해온 데다 일본 정부·지자체의 신중한 태도까지 맞물리며 실제 투자 결정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SK하이닉스가 일본에 반도체 합작 공장을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특유의 지정학적·정치학적 리스크가 최대 복병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현재 반도체 합작 공장 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센다이시 미야기현 인근에서 1.4년에 한 번 꼴로 지진, 태풍, 쓰나미 등 큰 재난재해가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공장 설립 후 안전성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야기현 측도 "안보에 관련된 사안이라 쉽게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공장 인허가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문턱을 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2026 글로벌 포럼'에서 해외 공장 설립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곽 사장은 "신규 글로벌 생산 거점 등을 통해 지금의 기술 우위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굳건히 지켜나가겠다"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미국·일본 내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 중임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8월3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일본 반도체 공장 건설과 관련해 "일본 전역을 살펴보고 있다"며 "전력과 용수가 풍부한 곳이라면 어디든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이른바 소부장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다. 일본에는 반도체 소재 기업 나믹스부터 반도체 장비 대기업인 도쿄일렉트론에 이르기까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협력업체가 있으며, 소니 그룹, 닌텐도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고객사도 자리하고 있다.

미국의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도 일본 서부 히로시마에 공장을 두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일본은 반도체 생산국이며, 전력이나 재료 등 필요한 생태계가 모두 갖춰져 있다"며 "한국 외에 (투자 지역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훌륭한 후보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의 최대 절반(실제로는 30~40% 수준)을 지원하는 보조금, 국가전략기술 분야 최대 40% 세액공제 등 각종 지원으로 대만 TSMC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유치하기도 했다.
SK 최태원 일본 반도체 공장 밀어붙이나, 잦은 재해에 일본정부 인허가까지 '산 넘어 산'
▲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이천 'M16'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다만 지정학적·정치학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반도체 공장 설립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미야기현 인근에서 2000년 이후 발생한 규모 6.0 이상의 지진과 대형 태풍·쓰나미 재해 사례 18건을 분석한 결과, 미야기현 인근에서 평균 1.4년에 한 번 꼴로 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기상청·미야기현청·소방청 등에 따르면 미야기현 내에서 규모 6.0 이상 지진은 2003년 5월을 시작으로 2026년 5월까지 총 12건이 발생했다. 쓰나미는 2010년, 2025년 총 2건 발생했다. 

대형 태풍·호우는 2011년 9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총 4건 발생했다. 이 가운데 2015년 9월 간토·도호쿠 호우 때 미야기현에서 사망 2명, 2019년 10월 동일본태풍 때 사망·행방불명 22명, 2022년 7월 호우 때 사망 1명·행방불명 1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반도체 공장은 미세공정 특성 상 지진 등 재해에 취약하다.

규모 6~7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있긴 하지만, 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 발생 당시 284km 떨어져있던 삼성전자 화성 공장과 259km 떨어져있던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등에서 노광장비 일부가 가동 중단된 사례가 있다.

7월28일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최대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하자 현지 도요타, 혼다, TSMC 등 대형 공장들이 임시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일본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관계인 한국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자국 시장에 허용할지도 불투명하다. 현지 업체 반응도 미묘하다.

쓰쓰이 요시노부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은 지난 9월16일 "SK하이닉스가 미야기현에 반도체 메모리 공장을 건설하면 도호쿠 지방(센다이시 소속)의 새로운 성장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무라이 요시히로 미야기현 지사도 8월 말 니혼게이자이신문에 SK하이닉스 공장 유치 의지를 표명하며 "전 세계를 둘러봐도 이보다 좋은 곳은 없다"며, 미야기현 오히라촌의 제2 센다이 북부 핵심공업단지 내 30만㎡ 부지를 후보지로 제시했다. 

다만 무라이 지사는 8월2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야기현으로서 알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안보에 관련된 사안이라 그렇게 쉽게 결정될 사안이 아니라 생각한다. 국가 간 거래도 관련돼 있지 않겠느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SK하이닉스가 지분을 보유한 일본 메모리 기업 키옥시아의 오타 히로오 최고경영자(CEO)는 9월8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와 공동 생산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합작공장 설립에 대해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SK 관계자는 일본 공장 설립과 관련해 "아직은 일본 지자체 등에서 제안을 받고 있는 정도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진척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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