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부위를 기존 닭발과 목살에서 근위와 어깨살까지 넓히면서 동시에 관련 가정간편식을 안주 중심에서 닭갈비와 두루치기 등 식사형 제품으로 확장하고 있다.
| ▲ 정호석 하림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특수부위 간편식을 확대해 닭 한 마리당 상품가치를 높이고 육계사업의 실적 변동성을 줄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
상대적으로 소비처가 제한됐던 특수부위를 고부가가치 완제품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인데 육계 시세와 원가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하림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별미요리’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닭 특수부위를 활용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하림은 5월 불닭발볶음과 닭근위볶음을 출시한 데 이어 7월에는 오리지널 닭갈비와 주꾸미 닭갈비, 두루치기를 선보였다.
하림이 특수부위 제품을 올해 처음 내놓은 것은 아니다. 2024~2025년에도 닭목살과 무뼈닭발, 닭발편육 등을 판매했지만 주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이른바 '홈술족' 소비자들을 겨냥한 안주형 제품이었다.
다만 올해 기존 닭발과 목살, 근위에 이어 닭 한 마리에서 소량 나오는 어깨살까지 활용 부위를 넓혔다. 제품 용도도 안주에서 닭갈비와 두루치기 등 한 끼 식사로 확장했다.
판매 경로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하던 별미요리 제품을 9월부터 GS리테일의 기업형슈퍼마켓인 GS더프레시 매장에서도 선보였다. 추석 선물세트에는 어깨살과 목살, 닭발, 근위 제품을 묶은 별미요리 세트를 새로 구성했다.
제품 수도 늘었다. 하림이 올해 운영하는 특수부위 양념육 간편식은 모두 14개로 지난해보다 3개 증가했다. 하림은 제품군 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 양념육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 사장이 이처럼 특수부위 제품을 확대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하림의 육계 계열화 생산체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림은 어깨살처럼 닭 한 마리에서 소량 나오는 부위도 제품 생산에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희소성 있는 특수부위를 간편식으로 전환하면 닭 한 마리당 전체 상품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의 특수부위 간편식 확대 전략은 하림이 추진해온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전략의 연장선으로도 읽힌다.
하림 관계자는 “육계사업은 생계 시세와 사료·병아리 등 원가 변동이 실적에 영향을 받는 구조”라며 “원물이나 부분육은 가격이 시세에 연동되고 수요처가 한정돼 가격 결정력이 낮고 수요 변동에 따른 재고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반면 간편식은 레시피와 양념, 조리 편의성을 더해 브랜드 제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냉동 유통을 통해 판매 기간과 유통채널을 넓힐 수도 있다.
하림은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기존 육계 통닭 사업 이외에 부분육과 절단육, 육계가공품을 확대하는 이유로 육계시장 가격 변동에 대한 완충과 수익성 제고를 제시했다.
하림 관계자는 “간편식 출시는 원물을 가공 부가가치가 높은 완제품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이라며 “육계사업의 원가 변동에 대응하는 것뿐 아니라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브랜드 제품이라는 점에서 신규 성장동력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 ▲ 하림은 닭발과 근위 등 안주형 제품에서 어깨살을 활용한 닭갈비와 두루치기 등 식사형 간편식으로 ‘별미요리’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사진은 별미요리 제품. <하림> |
정 사장이 추진하는 가공품 확대는 하림의 매출 구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육가공 매출은 101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육가공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13.6%에서 13.9%로 0.3%포인트 높아졌다.
육가공 제품은 원물보다 판매단가도 높다. 올해 2분기 누적 평균 판매단가는 통닭이 kg당 4392원이었던 데 비해 부분육은 7525원, 육가공 제품은 8764원이었다. 육가공 제품의 평균 판매단가가 통닭의 약 2배인 셈이다.
특수부위의 상품화는 닭고기의 부위별 수요 차이를 보완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읽힌다.
우리나라 치킨 부위 수요는 다리 계열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1월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치킨을 구매할 때 가장 선호하는 부위로 닭다리를 꼽은 응답은 28.0%, 순살 닭다리살은 13.4%, 넓적다리인 싸이는 3.3%였다. 이를 합한 다리 계열 비중은 44.7%로 나타났다.
하지만 닭 한 마리를 도계하면 여러 부위가 함께 나오기 때문에 특정 부위의 수요가 늘더라도 해당 부위만 생산할 수는 없다. 도계기업으로서는 인기 부위 이외에 나머지 부위의 판매처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닭발과 근위, 어깨살 등은 소비자가 직접 손질하고 조리하기 어려워 가정 내 소비처가 제한됐던 부위다. 이를 손질과 양념을 마친 간편식으로 만들면 가정 소비라는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하고 특수부위를 별도의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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