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과 한국, 대만에 이어 글로벌 반도체 투자자들이 중국을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화웨이의 신기술 발표 및 CXMT와 YMTC의 상장이 계기로 지목된다. 3월2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차이나' 전시장 사진.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반도체 투자자들이 중국을 투자 대상 지역의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한국,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과열 양상에 접어들었다는 우려 때문이다.
화웨이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신기술 발표를 계기로 중국 기업들의 기술 잠재력도 긍정적 평가를 받기 시작하면서 투자금이 대거 이동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7일 블룸버그와 CNBC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 반도체 관련주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이어진다.
BNP파리바의 데이비드 초아 연구원은 “중국은 인공지능(AI) 관련 시장에 다소 늦게 뛰어들었다”며 “그러나 선두주자를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경로를 개척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화웨이와 SMIC,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CXMT와 YMTC는 그동안 미국과 한국, 대만 등 반도체 선도 국가의 기술력을 추격하는 데 주력하는 후발주자로 인식돼 왔다.
인공지능 산업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 기술력과 생산 능력이 모두 해외 경쟁사와 비교해 크게 뒤처지고 미국 정부의 규제로 사업 확장에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화웨이의 ‘타우 스케일 법칙’ 발표와 CXMT 및 YMTC의 중국 증시 상장이 이전까지 시장의 인식을 바꿔내는 계기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가 5월25일 중국 상하이 반도체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타우 스케일 법칙은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으로 여겨진다.
타우 스케일 법칙은 반도체 내부 회로와 트랜지스터 크기를 지금보다 줄이는 미세공정 기술을 발전시키는 대신 근본적으로 설계를 바꿔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전력효율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은 미국 정부의 규제로 반도체 미세공정 구현에 필요한 장비를 수입할 수 없다. 따라서 화웨이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주력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화웨이의 신기술이 중국 반도체 산업 전체에 상당한 기술 혁신을 이끌어 자급체제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투자기관 뉴버거버먼의 평가를 전했다.
이처럼 중국 반도체 기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은 이른 시일에 진행될 CXMT와 YMTC의 기업공개(IPO) 성과에도 반영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시됐다.
| ▲ 중국 기술 박람회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연합뉴스> |
CXMT는 5월 말 중국 상하이 증시에 295억 위안(약 6조7천억 원) 규모의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YMTC도 기업공개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반도체 투자자들이 미국과 한국, 대만 시장은 이미 과열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중국으로 점차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중국 반도체 기업으로 투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자금은 장기적으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경쟁사와 대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블룸버그의 전망도 이어졌다.
중국 에버브라이트증권은 블룸버그에 “CXMT 상장은 중국 반도체 업계 전반에 재평가를 이끄는 긍정적 계기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예측을 전했다.
CNBC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 기업에서 자국산 반도체를 구매하는 물량도 크게 늘어나며 관련 업체들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현지 인공지능 기업들이 엔비디아와 같은 미국 업체의 반도체 사용을 자제하도록 압박하고 자국산 제품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결국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내수 시장에서 상당한 고객사 수요를 확보해 기술 개발과 생산 투자에 자신감을 얻고 자급체제 강화에 기여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났다.
CNBC는 “엔비디아의 부재는 중국 시장에서 반도체 산업 열풍을 일으켰다”며 “2026년 들어 내수시장에서 생산 및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 전망이 밝아질수록 투자자들의 관심도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이 비용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는 점도 중장기적으로 유리한 요소라는 평가를 전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점차 한계를 맞으면서 반도체 업계 전반에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HSBC는 블룸버그에 “중국 반도체 업계는 분명히 기술 혁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있다”며 “주식 투자 관점에서 볼 때도 이는 중요한 테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