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본 다카이치 정부를 겨냥한 중국의 거센 공세는 오히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자국 지지 기반을 강화하고 정책 동력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다카이치 정부가 대만 관련 발언을 계기로 중국의 맹공을 받는 상황은 자국 내 지지를 강화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를 명분으로 삼아 반중 정책을 강화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우익 정치 행보를 확대하며 지지 기반을 굳건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19일 논평을 내고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에 유사시 자위대를 출동시킬 수 있다는 발언으로 중국의 거센 반발을 받고 있다”며 “이는 일본 내 여론 결집에 효과적 계기”라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 충돌에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뒤 중국 정부 관계자와 언론 등에서 강도 높은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는 목을 베겠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원색적 공세를 펼쳤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불장난을 하는 자는 타죽을 수 있다며 강력히 경고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도 이는 일본을 전쟁터로 만들 위험이 있다는 보도를 전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다카이치 총리를 향한 일본 내 지지율이 해당 발언 뒤 더욱 상승해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데 주목했다.
다카이치 정부가 중국과 일본의 갈등 상황을 정치적 기반으로 활용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다수의 국민이 중국인의 부동산 매입을 억제하는 정책을 원하고 있는 만큼 중국과 관계 악화를 계기로 이를 밀어붙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시됐다.
블룸버그는 “상황이 더 악화하면 다카이치 총리가 지금까지 외교적 문제를 고려해 피해 왔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전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전범들이 합사된 곳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총재에 오른 뒤에는 참배를 하지 않고 공물만 헌납했다.
일본이 핵추진 잠수함을 비롯한 분야에서 한국을 뒤따라 자체 무장 강화를 추진하던 시점에서 핵무기를 보유한 중국의 위협은 적절한 명분을 깔아줬다는 관측도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가 그동안 급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는데 중국의 강도 높은 언어적 공세에 비하면 오히려 합리적 이미지를 얻게 됐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다만 블룸버그는 현재까지 관광 분야에 한정된 것으로 보이는 중국 정부의 대응이 일본에 얼마나 큰 피해를 입힐지가 관건이라고 바라봤다.
중국이 과거 한국을 상대로 관광 규제를 보복 수단으로 활용했던 적이 있지만 일본은 현재 오히려 관광객 급증에 따른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이전처럼 일본과 무역을 제한하는 쪽으로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면 일본에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블룸버그의 논평이 나온 뒤 일본에 수산물 수입 중단을 통보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일본을 상대로 공격적 태도를 선택하면서 퇴로를 거의 남기지 않았다”며 “다카이치 총리는 이를 통해 리더십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