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부회장이 기업공개(IPO)로 가는 길에 잇달아 악재를 만났다.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 추진이 험로를 겪는 가운데 SK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다가오면서 장 부회장으로서는 부담감이 더욱 높아지는 상황으로 보인다.
| ▲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부회장이 그룹 임원인사에 긴장하게 됐다. |
24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연이어 악재를 맞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2일 SK에코플랜트와 계룡건설에 영업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영업정지 기간은 올해 12월1일부터 시작해 2026년 5월31일까지다.
지난해 4월 경기도 시흥시 월곶동에서 발생한 교량 붕괴사고에 따른 조치다. 당시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SK에코플랜트와 계룡건설은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통해 대응할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SK에코플랜트는 국토부의 처분이 나온 날 금융위원회로부터도 미국 자회사의 회계 과실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통해 SK에코플랜트가 미국 연료전지 자회사의 기업공개를 앞두고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놓고 54억1천만 원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전 대표이사에는 4억2천만 원, 담당 임원에는 3억 8천만 원, 현재 대표이사 두 명에는 모두 5천만 원의 과징금도 부과됐다.
장 부회장에게 IPO로 갈 길이 바쁜 상황에서 악재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SK에코플랜트가 사실상 내년 초까지는 기업공개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7월에 6천억 원 규모의 의결권부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우선주 배당률을 0%로 하는 대신 2026년 7월까지 기업공개를 성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한 내 기업공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SK에코플랜트는 재무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SK에코플랜트에게 기업공개 임박 시점을 앞두고 잇달아 터져 나온 악재는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
SK에코플랜트의 상장이 SK그룹의 리벨런싱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점, SK그룹의 인사가 다가왔다는 점은 장 부회장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인다.
장 부회장은 SK그룹 내 대표적 재무전문가로 꼽힌다. 그룹 지주사인 SK 대표이사를 맡다가 기업공개를 앞둔 SK에코플랜트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2023년 12월에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장 부회장으로서는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기업공개를 성공시키는 일이 앞으로 그룹 내 입지에도 영향을 줄 사안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장 부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SK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에센코어 등을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인수하는 등 리밸런싱(사업구조 재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에 공을 들였다.
| ▲ SK에코플랜트는 내년 7월 이전까지를 목표로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
현재도 계열사 SK오션플랜트 등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장 부회장은 올해 주요 경영목표를 놓고 신년사를 통해 “재무 안정성 확보, 변동성 최소화,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대외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건전한 재무구조를 완성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SK그룹은 11월 사장단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이 리밸런싱 추진 등 영향으로 한동안 부회장 승진 인사를 실시하지 않았으나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이 나올 것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현재 SK그룹 내에서 유일한 전문경영인 부회장인 장 부회장으로서는 신임 전문경영인 부회장이 늘어나는 일은 최근 그룹 내 입지와 관련해 긴장감을 더할 상황일 수 있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 초 인사에서 부회장단 4명 가운데 3명이 일선 후퇴할 때 회사를 옮겨 유일하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지켰다. 신임 부회장이 임명된다면 그룹 내 전문경영인의 세대교체 흐름에서 장 부회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장용호 SK 대표이사 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등을 유력한 부회장 승진 후보로 바라본다. 이상호 기자